날려버린 TEX 2400억? 디그롬은 벌랜더가 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6.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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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텍사스의 선택은 결국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될까.

텍사스 레인저스는 6월 7일(한국시간) 스스로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바로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의 팔꿈치 수술 소식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텍사스 크리스 영 단장은 디그롬이 파열된 우측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부위에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어떤 수술을 받는다고 단장의 입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디그롬은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 즉 토미존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은 분야의 권위자 중 한 명인 키스 메이스터 박사가 집도한다.

수술이 확정된 디그롬은 시즌 아웃도 함께 확정됐다. 그리고 장기 결장까지도 확정됐다. 투수의 토미존 수술은 통상적으로 회복과 재활에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해 6월 토미존 수술을 받은 류현진(TOR)은 7월 중순 올스타브레이크 직후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 디그롬 역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가정하에 2024시즌 후반기에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 입장에서는 끔찍한 악재다. 텍사스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과감한 선택을 했다. 뉴욕 메츠에서 FA 자격을 얻은 디그롬에게 5년 1억8,5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안겼다. 6년차 시즌의 상호동의 옵션까지 포함하면 34세의 디그롬을 40세 시즌까지 보유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든 나이. 기량 하락을 맞이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텍사스는 압도적인 에이스였던 디그롬의 기량을 믿었다.

1988년생 디그롬은 2014년 5월 25세 나이로 메츠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한 번도 부진한 적이 없었다. 데뷔시즌 22경기 140.1이닝, 9승 6패, 평균자책점 2.69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2년차 시즌이던 2015년에는 30경기 191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4년차 시즌이던 2017년 데뷔 후 처음으로 시즌 200이닝을 돌파했고 2018시즌에는 32경기 217이닝, 10승 9패,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하며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단 10승으로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팀 전력에 따라 그 숫자가 바뀌는 승수보다는 투수의 개인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해냈고 2019시즌에는 32경기 204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2.43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2020년 단축시즌에도 12경기 68이닝, 4승 2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해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올랐다.

디그롬의 압도적인 모습은 2021시즌에도 이어졌다. 디그롬은 2021시즌 비록 부상으로 15경기 등판에 그쳤지만 92이닝, 7승 2패,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해 100이닝도 채 투구하지 못한 선발투수임에도 사이영상 투표에서 9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건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부상으로 11경기 등판에 그친 디그롬은 FA 시장에 나선 시점에서는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건강에 큰 물음표가 붙은 30대 중반 투수'가 됐다. 텍사스는 그런 디그롬에게 최근 트렌드 중 하나인 '단기 대형계약'이 아닌 상당한 계약 기간을 보장하는 5년 계약을 안겼다.

텍사스의 선택에는 디그롬의 기량에 대한 믿음과 최근 빅리그 마운드를 호령한 노장들의 '선례'를 바탕으로 한 기대가 담겼다. 디그롬의 '친정'인 메츠의 현 원투펀치인 저스틴 벌랜더, 맥스 슈어저가 대표적이다. 1983년생인 벌랜더와 1984년생인 슈어저는 30대 후반의 나이에도 리그 정상급의 기량을 유지했다.

텍사스는 또 한 번 '선례'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됐다. 30대 후반의 나이에 토미존 수술을 받고 성공적으로 복귀한 선수가 지난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벌랜더다. 벌랜더는 지난해 토미존 수술에서 39세 나이로 복귀했고 28경기 175이닝, 18승 4패, 평균자책점 1.75의 엄청난 성적을 거두며 개인 통산 3번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곧 35세 생일을 맞이하는 디그롬은 37세 시즌에 수술을 받은 벌랜더보다 더 어린 만큼 성공적인 복귀 가능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 36세가 된 후 돌아오는 디그롬이지만 벌랜더, 슈어저처럼 기량을 유지한다면 남은 계약기간 텍사스가 기대한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비록 '잘 나가는' 올시즌을 디그롬과 더는 함께할 수 없게 됐지만 텍사스는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다. 디그롬이 활약해줘야 할 날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물론 텍사스가 과감하게 단행한 투자는 현 시점에서는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깝다. 과연 디그롬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자료사진=제이콥 디그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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