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훌륭해” 하더니 훔쳐간 기술…최대 5배까지 손해 물어줘야
5년간 피해 2800억 달해
헬스케어 스타트업 알고케어는 의료·문진·정밀검사 데이터를 분석해 매일 개인에 맞는 영양제를 골라주는 솔루션을 개발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 기술의 아이디어 도용 여부를 두고 롯데헬스케어와 갈등이 시작된 건 올해 1월. 롯데가 투자·파트너십을 빌미로 자사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탈취했다는 게 알고케어 측 주장이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롯데가 사업 협력을 제안하며 경쟁 상품을 절대 만들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켰다“며 “하지만 결국 합의가 결렬된 후 알고케어 도용 제품을 개발해 CES 2023에 전시했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기술탈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끊이지 않자 당정이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기술탈취에 대한 징벌적 손배소 상한선을 현행 3배에서 5배까지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당정은 7일 국회에서 스타트업 기술탈취 예방 민당정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 강화 방안’을 내놨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정부는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을 국정과제로 선정했었다”며 “중소기업기술보호법을 전면 개정하고 기술탈취 징벌적 손해배상 상한선을 현행 3배에서 5배까지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중소기업·스타트업과 대기업 간 기술탈취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대기업 입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기술을 탈취하는 것이 어찌됐든 실익이 크기 때문이다.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대표는 “대기업은 수년의 개발 시간을 줄일 수 있고, 개발비에 비해 배상액은 전혀 부담이 되는 수준이 아닌 경우가 많다”며 “반면 소송 과정에서 피해 중소기업은 경영과 개발에 집중하기 어려워 회사가 망하거나 경쟁에 뒤쳐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업 입장에서는 탈취한 기술을 보유한 경쟁 중소기업을 제거하는 효과까지 볼 수 있어 기술 독점에 따른 이익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은 기술탈취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고 소송으로 구제받기도 어렵다고 호소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특허분쟁에서 중소기업의 패소율은 2018년 50.0%에서 2019년 60.0%, 2020년 71.4%, 2021년 75.0%로 매년 증가 추세다. 승소율로 본다면 10곳 중에 3곳이 채 되지 않는 셈이다. 중소기업의 첫 승소 사례로 꼽히는 한화·SJ이노테크 간 기술탈취 분쟁은 2021년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결론이 나기까지 5년이 걸렸다. 결과에 불복한 한화가 상고에 나서면서 아직도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와 특허청, 경찰청 등 관계 부처는 사전예방부터 조사·수사·분쟁조정과 사후구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 대한 정책 지원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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