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반정부 시위곡 ‘금지 신청’…“홍콩 국가로 오인 용납 못해”

이랑 2023. 6. 7.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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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19년 8월 홍콩에서 반정부 시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당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노래가 있는데요.

이 노래가 홍콩의 국가로 오인되는 일이 많다며 홍콩 정부가 연주나 각색까지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베이징 이랑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쇼핑몰을 가득 메운 사람들이 노래를 합창합니다.

2019년 당시 홍콩 반정부 시위가 최고조에 달했을 무렵 알려지기 시작한 '글로리 투 홍콩'입니다.

["영광스런 홍콩으로 돌아오길 나는 원합니다."]

작자가 알려지지 않은 이 노래는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으로 이뤄졌습니다.

당시 시위대의 대표 구호였던 '광복홍콩 시대혁명'도 가사에 담겼습니다.

이 때문에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된 뒤 공공장소에서 '글로리 투 홍콩'을 부르는 건 이미 사실상 금지됐습니다.

홍콩 법무부는 이 노래를 아예 금지곡으로 만들기 위해 칼을 빼들었습니다.

선동적인 의도를 갖거나 독립을 부추기려는 목적으로 '글로리 투 홍콩'을 연주하거나 각색하는 것도 금지해달라고 고등법원에 신청했습니다.

노래가 실수로 홍콩의 국가로 잘못 연주되는 일이 반복돼 중국과 홍콩특별행정구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는 겁니다.

[홍콩 TVB 뉴스 : "정부 대변인은 국가 안보를 위해 금지명령 신청이 필요하고, 합리적이며 합법적이며 관련 인권법안의 요구에 부합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엔 우리의 애국가와 같은 노래가 없는데도 '글로리 투 홍콩'은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와 아이스하키 월드 챔피언십 등에서 홍콩 국가로 잘못 연주되기도 했습니다.

금지명령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글로리 투 홍콩'은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 첫 금지곡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홍콩에서는 '글로리 투 홍콩'이 금지곡이 되기 전에 내려받으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한 음악 차트 상위권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이랑입니다.

촬영기자:이창준/영상편집:서정혁/자료조사: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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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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