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진정됐다 싶더니…"우크라 댐 붕괴로 주변 2~3년 농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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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의 노바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근 지역 홍수 등 민간인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제 곡물 가격이 다시 치솟을 거란 우려가 재등장했다.
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을 인용해 "카호우카 댐 붕괴 피해로 앞으로 2~3년 동안 약 42만헥타르(1헥타르=3025평)의 농지에서 관개 농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세계 식량 위기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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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상류지역 물 부족에 관개 농업 힘들어"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헤르손 지역의 노바 카호우카 댐 붕괴로 인근 지역 홍수 등 민간인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제 곡물 가격이 다시 치솟을 거란 우려가 재등장했다.
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우크라이나 정부 기관을 인용해 "카호우카 댐 붕괴 피해로 앞으로 2~3년 동안 약 42만헥타르(1헥타르=3025평)의 농지에서 관개 농업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세계 식량 위기를 경고했다.
세계 대표 곡물인 국제 밀 가격은 지난해 2월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세를 보이며 세계 식량 위기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최근 하락세로 안정되며 가격은 지난 5월 말 기준 2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식량위기 불안감도 해소됐다.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인 러시아의 풍작 기대감이 높아지고, 튀르키예·유엔·러시아·우크라이나 간 4자 흑해곡물협정 연장 합의로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의 곡물 수출이 계속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호우카 댐 붕괴 이후 곡물 가격은 다시 치솟았다. 6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밀 선물 가격은 장 중 한때 1부셸(약 27.2kg)당 6.48달러로 전일 대비 약 4% 상승해 약 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옥수수 선물 가격도 장 중 한때 1부셸당 6.09달러를 기록하며 약 2%가 뛰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호우카 댐 붕괴로 우크라이나 하류 지역은 수몰 피해를, 상류 지역은 농업용수 등 심각한 물 부족을 겪게 될 전망이다. 가격 정보제공업체인 패스트마켓츠의 곡물 분석가는 WSJ에 "(댐 붕괴로) 물 공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올여름 더운 날씨가 이어진다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댐 붕괴 부분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인한 오염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댐 붕괴의 영향을 받는 우크라이나 남부에는 대규모 농경지가 있다. 댐 붕괴로 농작물 수확이 어려워지고, 이것이 시장 공급 부족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에 밀 선물 가격이 뛰었다"고 설명했다. 전체 국토의 70%가 농경지인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곡물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밀의 12%, 옥수수의 16%를 우크라이나가 담당한다. 러시아의 침공 이전인 2020년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은 2400만톤(t)이었고, 이 중 1800만t을 수출했다.
전문가들은 카호우카 댐 붕괴가 국제 곡물 가격 상승세를 계속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러시아 농업 컨설팅업체인 소브에콘의 안드레이 시조프는 "댐 폭발은 비참한 결과와 큰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이 이제 막 시작된 것일 수 있다"며 곡물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우크라그로컨설트는 "단기적 영향은 강의 낮은 둑에 있는 곡물 저장고와 다른 장비들의 손상이다. 정확히 어떤 사일로(곡식 저장고)에서 얼마나 많은 곡물이 썩고 있는지 당장은 불분명하지만, 장기적 영향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카호우카 댐 폭파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상대방을 공격 배후로 지목한 가운데 국제사회는 러시아의 소행에 무게를 싣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독일 등은 카호우카 댐 붕괴를 "러시아의 잔혹성을 다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러시아를 공격 배후로 지목했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가 댐 붕괴에 연관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정확한 공격 배후에 대해선 단정할 수 없다며 모호한 입장을 내놨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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