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MR 헤드셋 내년 출시에…안드로이드도 대항마 개발 분주
삼성전자·구글·퀄컴 연합, 이르면 연내 공개…안경 모양으로 추정
업계선 ‘애플 대 반애플 전선’ 예상…경쟁 속 관련 시장 성장에 기대
애플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능을 지원하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프로’를 내년 출시키로 한 가운데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이 새로운 MR 기기를 개발 중이다. 업계는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애플 대 반애플’ 전선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구글, 퀄컴 등 안드로이드 진영은 이르면 올해 공개를 목표로 MR 제품을 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MR 전용 운영체제를, 삼성전자가 MR을 지원하는 하드웨어를, 퀄컴이 MR 전용 칩셋을 맡는다.
앞서 사미르 사맛 구글 제품관리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구글 연례개발자회의(I/O)에서 “몰입형 XR(확장현실) 분야에서 삼성전자와 새로운 안드로이드 협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올해 중으로 더 많은 소식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사맛 부사장이 언급한 XR이란 VR과 AR, MR 등을 모두 통칭하는 용어다.
삼성전자도 지난 2월 한국 특허청에 ‘갤럭시 글래시스’라는 이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XR 제품이 애플의 비전프로처럼 스키 고글 형태가 아닌 안경 모양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R·XR 시장을 위해 안드로이드 진영이 뭉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은 ‘각개약진’으로 나섰다가 중도에 사업을 접었다.
구글은 2016년 스마트폰을 이용한 VR 플랫폼 개발 사업인 ‘데이드림 프로젝트’를 하다가 3년 만인 2019년에 철수했다. 삼성전자도 메타 자회사인 오큘러스와 함께 2014년 VR 헤드셋 ‘기어VR’을 출시했지만 이후에는 관련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
업계 1위인 메타의 VR 기기 ‘퀘스트’ 시리즈는 전용 OS가 아닌, 모바일용으로 나온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한다. 애플이 비전프로를 내놓으면서 MR 전용 운영체제인 ‘비전 OS’를 같이 공개한 것과 차이가 있다.
AR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업인 매직리프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자체 제작한 매직리프 OS를 사용한다. 같은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메타와 매직리프의 애플리케이션(앱)은 호환되지 않는다.
한때 ‘반애플’ 진영의 맏형이었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윈도10 등 PC 기반 OS를 자사의 AR 기기인 홀로렌즈에 적용하고, 퀘스트용으로 쓰도록 메타의 문을 두드리며 모바일 분야에서 구글에 빼앗긴 자리를 되찾으려 노력 중이다.
애플에 이어 안드로이드 연합이 MR 기기 개발에 나서면서 업계에서는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해 1800만대였던 글로벌 MR·XR 헤드셋 출하량이 2025년 1억1000만대, 2030년 10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관계자는 “MR·XR 시장 확대는 물론, 이를 지원하는 콘텐츠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전프로에 대해 애플의 터닝포인트(전환점)를 이끌 미래 엔지니어링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쿡은 “이것은 한 가지에 관한 것이 아닌 플랫폼”이라며 “개발자들이 이를 위한 앱 개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빨리 공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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