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정부, 법원에 시위곡 ‘글로리 투 홍콩’ 금지 요청
홍콩 정부가 반정부 시위곡인 ‘글로리 투 홍콩(Glory to Hong Kong)’의 연주와 배포 등을 금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1997년 홍콩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이후 첫 금지곡이 되는 것으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 더 거세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콩 율정사(법무부)는 지난 6일 고등법원에 ‘글로리 투 홍콩’의 연주, 배포, 재생산 등에 대한 금지 명령을 신청했다고 명보 등이 7일 보도했다.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당시 만들어진 작자 미상의 이 노래에는 시위대의 대표 구호였던 ‘광복홍콩, 시대혁명’ 등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노래는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이후 사실상 금지곡이 된 상태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법원에 금지 명령을 신청한 것은 이 곡이 국제 스포츠 행사에서 홍콩 국가(國歌)로 오인·연주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인천에서 열린 ‘2022 아시아 럭비 세븐스시리즈’ 결승전에서 홍콩 국가 연주 때 이 노래가 흘러나와 홍콩 당국이 한국 총영사에게 항의한 바 있다. 중국의 특별행정구인 홍콩은 별도 국가가 없고 중국 국가인 ‘의용군 행진곡’을 국가로 사용한다.
홍콩 율정사는 금지 명령 신청 이유에 관해 “이 노래가 실수로 홍콩의 국가로 연주되는 일이 반복돼 국가를 모욕하고 국가(중국)와 홍콩 특별행정구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면서 “이번 금지 명령 신청은 국가 안보 수호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사라 브룩스 국제앰네스티 중국팀장은 “노래를 불법화하려는 터무니없는 캠페인은 국제 인권법과 기준에도 모순된다”며 “홍콩 정부는 국가 안보가 다른 정치적 견해를 표현할 권리를 부정하는 구실로 사용되도록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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