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셀프출석’ 송영길, 검찰 면담 거부하자 ‘1인 시위’
국회 사무처 압수수색엔 “민주당에 창피 주는 정치쇼” 비판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또다시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 지난달 2일에 이어 이날도 검찰과의 면담에 실패한 송 전 대표는 청사를 나온 뒤 서울중앙지검 인근 도로에서 오전 내내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자신이 증거인멸한 사실이 전혀 없을뿐더러, 무소속 윤관석 의원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된 혐의 내용 역시 “한 사람의 주장일 뿐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23분쯤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그는 곧장 검찰청사 현관으로 입장해 1층 민원실에서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와의 면담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검찰 측의 거부로 면담은 무산됐다. 검찰 측은 “전화도, 면담도 안 된다”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청사에 들어간 지 2분여 만에 다시 정문 앞으로 나왔다.
송 전 대표는 ‘다시 자진 출석한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검찰의 잇따른 피의사실공표에 따른 방어권”이라고 했다. 그는 “해외에서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들어왔는데도 검찰은 한 달 반 동안 아무런 소환도 않고 계획도 말 안 해주고 면담 요청도 안 받아주고 있다”며 “일각에선 저보고 정치적 공세를 한다 주장하지만 검찰은 실시간으로 언론에다가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등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송영길의 반론권은 어디서 확보할 수 있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송 전 대표는 윤관석 의원 구속영장청구서에 기재된 혐의 사실도 모두 부인했다. 검찰이 국회에 제출한 윤 의원 영장청구서에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무렵 윤 의원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 회장, 송 전 대표 보좌관이었던 박모씨 등이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해 약 20명의 국회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두 차례에 걸쳐 배포했다고 적혀 있다.
송 전 대표는 “박 전 보좌관은 혐의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관련한 내용은 법정에서 다퉈질 것”이라며 “일방적인 한 사람의 진술에 기초해서 사실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데이터가 모두 삭제된 이른바 ‘깡통폰’을 검찰에 제출한 데 대해 “프랑스에 있는 동안 학교가 제공한 프랑스 휴대전화를 썼을 뿐이고 귀국해서 1주일가량 사용한 새 휴대전화를 제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지난 5일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해 29개 의원실의 국회 출입기록 자료를 확보한 것을 두고는 “검찰이 국회와 민주당을 창피 주려 하는 정치적 쇼”라고 했다.
송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법원 삼거리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검찰은 송영길을 소환하라’ ‘선택적 수사를 하지 말고 주가조작 녹취록 김건희 여사도 소환 조사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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