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를 걷고 느끼고 생각하라”… 6개월 대장정 ‘스타트’ [지방기획]

송동근 2023. 6. 7.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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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2023 DMZ 오픈 페스티벌’
정전 70년… ‘더 큰 평화’를 향해
5월 20일 평화 걷기 행사로 막 올라
수원역∼도라산역까지 평화 열차 운행
11월까지 마라톤·공연·전시 등 예고
DMZ 방향성 모색 강연·포럼도 개최
DMZ, 평화의 랜드마크로
희귀 동식물 서식 생태의 보고 탈바꿈
선사유적지 등 역사 문화 자원도 풍부
김포∼연천 잇는 평화누리길 조성 운영
금단의 땅서 국민 품으로 성큼 다가와
천혜의 생태 환경을 지닌 비무장지대(DMZ)는 통일의 꿈을 품은 한반도의 역사박물관이다. 1950년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된 6·25전쟁은 아직도 통일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남과 북 사이에 지금의 DMZ로 남아 있다. 70년 세월이 흐른 DMZ는 사람의 발길 대신 다양한 동식물이 공존하는 자연 생태의 보고로 탈바꿈했다. DMZ 인접 지역에는 식생 우수 지역, 습지, 희귀식물군 서식지, 자연경관지 등 다양한 자연 생태 환경과 함께 고등식물, 척추동물 등 2930여종이 서식·분포한다. 이는 한반도에 살아 숨 쉬는 동식물의 20%에 해당하는 것이다. 두루미, 저어새, 수달, 산양 등 보호가 절실한 멸종위기 44종도 포함돼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DMZ 평화걷기 행사에서 출발 북치기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DMZ 오픈 페스티벌’ 새로운 탄생

경기도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더 큰 평화’를 여는 2023년 ‘DMZ 오픈 페스티벌’이 지난달 20일 DMZ 평화걷기 행사를 시작으로 11월까지 대장정을 이어가고 있다.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DMZ를 걷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DMZ 평화걷기와 평화음악회, 평화열차가 선을 보였다. ‘DMZ 평화걷기’는 민간인통제구역 내 임진강 생태탐방로를 걷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 생태와 평화의 의미를 한층 더했다.

이번 대회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프랑스를 비롯한 15개국 대사,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 참전국 외국인 유학생 등 1500여명이 참가했다.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DMZ 평화열차’도 처음 운행을 시작, 수원역을 출발해 도라산역까지 안전하게 방문객을 안내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주한 외국 대사 등과 도라산역으로 가는 열차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평화누리공원에서 열린 ‘평화음악회’는 경기팝스앙상블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 뮤지컬과 팝 음악을 접목한 ‘뮤지컬 팝스 오케스트라’, ‘국카스텐’ 공연 등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어우러지는 다양한 장르의 이벤트로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DMZ 오픈 페스티벌은 11월까지 DMZ의 생태, 평화, 문화, 역사 등의 가치를 담아 계속해서 다양한 행사를 선보인다. ‘DMZ, 걷다’를 슬로건으로 하는 스포츠 행사로는 5월 DMZ 평화걷기에 이어 8월 휠체어 농구 대회가 펼쳐진다. 10월에는 민간인통제구역을 넘어 달리는 DMZ 마라톤이 열린다.

‘DMZ, 느끼다’를 실감할 공연과 전시 행사도 개최된다. 파주와 연천 일대에서 8월부터 11월까지 DMZ와 평화를 주제로 한 전시회를 만나 볼 수 있다.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에서는 ‘평화누리 피크닉 페스티벌’이 10월 개최되며, 고양 아람음악당에서는 11월 폐막 공연인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열린다.

‘DMZ, 생각하다’를 슬로건으로 한 DMZ 학술 행사도 선보인다. 7월부터 ‘DMZ 특별강연’(세바시), 11월까지 ‘정책 디자인 해커톤’, 9월에는 고양(킨텍스), 김포, 파주에서 ‘에코피스포럼’이 열린다. 이처럼 도는 깊이 있는 문화적 접근을 통해 정전 70년 의미 모색과 함께 새로운 DMZ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세계 평화의 랜드마크로

한반도의 DMZ는 냉전 시대의 상징에서 세계의 유산으로 그 역사적, 생태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전체 DMZ 면적의 33.8%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 내 DMZ는 김포, 파주, 연천 등에 걸쳐 있으며 안보와 자연 생태, 역사 문화적 관광 자원이 풍부하다. 젊은 세대와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안보 관광지로 DMZ 전망대, 판문점, 캠프 그리브스, 임진각, 제3땅굴 등이 있다. 관광객들에게 역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뜻깊은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DMZ는 남북 간 대치의 최전선에 있으면서도 때로는 화해의 시발점으로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올해 정전 70주년을 맞게 됐다. 금단의 땅으로 오랜 세월 신비스러운 비밀을 간직했던 DMZ가 이제 문을 열고 국민의 품으로 다가서고 있다.
경기 연천군 장남면의 삼국시대 성지인 호로고루.
경기 DMZ 일원에는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는 역사 문화 자원이 풍부하다. 한강 하구에서 외세 침입을 막았던 덕포진(김포)을 비롯해 6·25전쟁과 분단의 상흔을 느낄 수 있는 한미해병참전비·영국군전적비(파주), 유엔군화장장시설(연천), 덕은리 청동기 주거지 및 지석묘군(파주), 당포성과 호로고루(연천), 전곡리선사유적지(연천) 등 역사 문화 관광 자원이 다수 분포해 있다.

◆평화누리길… 최북단 걷는 길

정부가 최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을 선언한 상황에서 평화누리길은 수도권 주민에게 관광지로 제격이다. 2010년 5월에 개장된 평화누리길은 DMZ 접경 지역인 김포와 고양∼파주∼연천 4개 시·군을 잇는 대한민국 최북단의 걷는 길이다. 경기 대표 도보 여행길이라 할 수 있다.

별도 비용이나 절차 없이 자유롭게 거닐 수 있는 평화누리길은 총 12개 코스, 189㎞의 길로 이뤄져 있다. 한 코스를 걷는 데 평균 4∼5시간이 걸리고 초보 여행객이나 아이 동반 가족 여행객을 위한 5개의 순환형 코스도 운영되고 있다.

걷기 인증 방법은 올댓스탬프 애플리케이션(앱)을 켠 후, 실제 걸은 코스와 앱이 안내하는 코스가 70% 이상 일치하면 종주자로 인정된다. 종주자에게는 인증서와 소정의 기념품도 주어져 걷는 즐거움과 추억을 더해 준다. 평화누리길과 함께 숲길(연천∼포천∼가평∼양평), 물길(여주∼이천∼안성), 갯길(평택∼화성∼안산∼시흥∼부천∼김포) 등 특색 있는 테마길에서도 경기 외곽을 따라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 문화, 생태자원을 체험할 수 있다.

김포 ‘DMZ 평화의 길’ 거점센터는 최근 새 단장을 마치고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이곳은 DMZ 평화의 길 주 노선과 평화누리길 등 도보객의 편의를 위한 시설로, 월곶면 조강1리 기존 다목적회관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조창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DMZ 평화·생태 가치 알려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할 것”

“DMZ(비무장지대)의 의미를 살리면서 이곳의 생태적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조창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은 “DMZ 개장 축제로 DMZ가 상징하는 평화와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이와 연계한 평화누리길과 생태·역사 공원 등을 조성해 DMZ를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2019년부터 시작한 DMZ 평화예술제는 올해부터 DMZ 오픈 페스티벌로 탈바꿈한다.
조창범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이 ‘DMZ 오픈 페스티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조 국장은 “올해는 DMZ 오픈 페스티벌 원년으로 정전 70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생태와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주제로 공연과 전시회, 학술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경기 북부 지역의 비경과 어우러지는 야외음악회와 도민 참여 속에 정책 공모전(해커톤), 오픈랩 등 새로운 방식의 학술 행사가 도입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DMZ 오픈 페스티벌이 경기도를 대표하는 경기 북부의 국제 행사로 발돋움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페스티벌은 ‘더 큰 평화’를 주제로 5월부터 11월까지 연중 개최된다. 다양성과 개방성을 강조하기 위해 기존 ‘렛츠 디엠지(Let’s DMZ)’ 평화예술제를 ‘DMZ 오픈 페스티벌’로 명칭을 바꿨다. 그는 “오픈 페스티벌의 다채로운 문화예술 공연·연계 프로그램을 통해 평화 의미를 되새겨 보는 행사로 계속 이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생태와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DMZ 주변을 관광 명소로 자리 잡도록 관광 인프라 확충에 힘쓰고 있다. 한반도 생태평화벨트 사업을 통해 2013년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조성했고, 2010년부터는 DMZ 및 민통선 일원의 역사·문화,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평화누리길을 조성해 12개 코스 189㎞를 걸을 수 있게 했다. 주한미군 반환공여지였던 캠프 그리브스를 역사 공원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조 국장은 “DMZ의 문화와 평화의 가치를 접목하고, 천혜의 자연환경을 살려 질적인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송동근 기자 sd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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