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산불 올 들어 400건... 美 뉴욕까지 잿빛 하늘
미 캘리포니아 산불, 플로리다 폭풍에 주택 파손 늘자 보험사들 파산-철수
가뭄 애리조나는 “새집 지으려면 100년간 쓸 지하수 있는지 입증하라”
WEF “기후변화로 건강 악화, 팬데믹 발발, 생활비 증가, 저출산 등 연쇄여파”
지난 6일(현지 시각) 오전부터 미국 뉴욕 하늘이 뿌연 잿빛 연기로 덮이더니 맨해튼 마천루 스카이라인은 오후부터 시야에서 사라졌다. 목이 칼칼하고 눈이 따끔거렸다. 대기질이 심각하게 안 좋다는 ‘코드 레드(Code Red)’ 경보가 이례적으로 뜨면서, 야외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캐나다에서 일어난 산불 수백건으로 발생한 연기가 미국까지 덮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뉴욕에서 최소 700~1000㎞ 떨어진 캐나다 오타와와 토론토, 퀘벡을 뒤덮은 산불 연기가 미국 북부 국경에 접한 미네소타, 미시간, 매사추세츠, 뉴욕은 물론, 더 남쪽에 있는 펜실베이니아와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까지 내려오면서 해당 주엔 일제히 대기오염 경보가 발령됐다.
이번 캐나다 산불은 이례적으로 400여 곳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250곳이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불길이 맹렬해 다음 주까지 역대 최악의 피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주말부터 총 3만3000㎢를 태웠는데, 이는 지난 10년간 캐나다 평균 산불 피해 면적의 18배에 달한다. CNN은 “지구 평균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감소하면서 산림을 건조하게 만들어 산불이 잦아지는 것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각국에서 급증하는 현상”이라고 전했다.
미국에서는 산불 등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보험 시장이 타격을 받거나 지방 재정이 악화하는 등의 후폭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는 폭염과 가뭄, 산불 또는 홍수 등이 번갈아 일어나는 ‘기후 재난’에 시달리고 있다. 대형 보험사 스테이트팜은 지난달 말 산불 등으로 인한 보험금 지급액 부담이 너무 커졌다는 이유로, 캘리포니아 내 최대 사업인 주택손해보험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
허리케인이 빈발하는 플로리다에서도 최근 2~3년 새 주요 주택손해보험사들이 줄파산했다. 민간보험 시장이 무너지자 플로리다·루이지애나 등 남부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보험공사가 주택보험을 떠맡고 있는데, 역시 보험 지급액이 너무 커지면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재정 불안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 기상이변은 주택보험 가입자들의 부담도 가중시키고 있다. 미 연방재난청이 운영하는 주택 공보험은 현재 연 평균 888달러를 받고 있지만, 최근 기후 재난을 감안한 보험료 개편안에 따르면 1800달러로 배 이상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왔다고 한다. 캐나다도 이상기후로 인한 주택보험료 인상률이 최근 10년간 지역별로 60~140%에 , 물가상승률의 3배를 넘는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각 주 정부들은 주택 건설을 규제하거나 물을 아껴쓰는 등의 비상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는 지난 1일 가뭄 장기화와 물 남용에 따른 지하수 부족 때문에 신규 건물·주택 건설을 3년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집 신축을 하려면 10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지하수량이 있다는 것을 건축주가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애리조나와 캘리포니아·네바다주 등 서부 콜로라도강 유역 3주는 물 사용량을 향후 3년간 13% 절약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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