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또 베꼈니?”…세계 최고기업의 모방 논란은 진행형

김대은 기자(dan@mk.co.kr) 2023. 6. 7.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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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애플이 자사 제품에 추가한 기능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차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이 매년 소규모 스타트업의 제품을 그대로 빼닮은 기능을 새로 내놓고, 앱스토어에서 경쟁 앱을 몰아내는 행태가 또다시 재현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애플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발표된 아이폰 운영체제 iOS 17에 들어간 ‘일기’ 기능이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11년 창업해 직원이 수십명 규모에 불과한 미국 스타트업 ‘블룸빌트’의 일기장 애플리케이션 ‘데이원(Day One)’을 그대로 벤치마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블룸빌트 창업자인 폴 메인은 애플 전문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와 인터뷰에서 “이 앱으로 2014년에 애플로부터 상을 받은 뒤로 많은 지원을 받았지만, 2020년에 돌연 지원이 중단됐다”며 “그때부터 애플이 일기장 앱 만들기에 착수했다는 걸 의심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외에도 비밀번호 관리 앱 ‘원패스워드(1Password)’를 차용해 ‘아이클라우드 키체인(iCloud Keychain)’이라는 기능을 만드는가 하면, 파일 검색 앱 ‘알프레드(Alfred)’를 차용한 ‘스포트라이트(Spotlight)’라는 기능을 만들었다.

애플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차용했다며 소송전에 휘말린 적도 있다. 아이폰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유일한 앱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스타트업의 앱 출시를 제한했다는 것이다.

지난 2021년 키보드 앱을 만드는 스타트업 플릭타입(FlickType)은 애플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플릭타입은 2018년 창업한 회사로 직원 수는 10명 이하다. 애플워치의 작은 화면으로도 글을 쓸 수 있는 동명의 키보드 앱 ‘플릭타입’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플릭타입의 창업자인 코스타 엘레프테리우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애플의 인수 제안을 받았다가 불발되고 해당 기능이 그대로 애플워치 7에 들어갔다”며 “이후 플릭타입은 앱스토어 정책을 위반했다며 판매 금지되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IT 업계에서는 애플의 이와 같은 행태를 두고 ‘셜록당했다(sherlocked)’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0년 전 애플이 검색 앱 ‘왓슨’의 기능을 차용하며 ‘셜록’이라는 앱을 출시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거대 IT 기업의 앱 장터 독점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애플이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다른 앱 장터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EU의 디지털시장법에 따라 애플이 앱스토어 이외의 앱 장터를 허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이번 WWDC에서 관련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다. 대신 애플은 WWDC를 일주일 정도 앞둔 지난 1일 “앱스토어는 개발자가 전세계로 진출하는 데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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