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탈출이 방 탈출보다 재밌네요"
넥슨 액션 RPG '던전앤파이터'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속 세계가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넥슨이 비트포비아와 제휴를 맺고 던파 콘셉트의 방 탈출 게임 '검은 운명의 밤'을 선보인 것이죠.
검은 운명의 밤은 5월 31일부터 오픈했습니다. 서울 강남역 인근 비트포비아 던전 루나 매장에서 체험할 수 있어요. 매주 수요일 15시부터 네이버 예약으로 1주일 치 예약을 받습니다. 가히 수강 신청이나 콘서트 티켓팅을 연상케 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방 탈출 게임이란 말 그대로 밀실 안에서 퍼즐을 풀어 제한 시간 내에 벗어나는 오프라인 놀이입니다. 가라앉는 배나 교도소에서 탈출하는 등 대중적 콘셉트부터,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 심령 체험 등 스릴러나 공포 콘셉트까지 다양한 테마가 있습니다.
기자는 방 탈출 게임을 종종 즐기는 편입니다. 그래서 던파 세계관이 방 탈출 게임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퀄리티는 어떨지 매우 궁금했어요. 이번 기회에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우선 던파 세계관이 정말 충실하게 구현되어 있어서 놀랐습니다. 던파 유저라면 모두 낯익고 친숙한 장소에서 탈출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인테리어와 전시된 소품 또한 익숙한 추억의 아이템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아마 오랜 유저분들은 퍼즐을 풀다 말고 향수에 빠질지도 몰라요.
아는 사람이라면 "아, 여기가 거기구나"하고 눈치채겠지만 문외한이라도 괜찮습니다. 던파 메인 시나리오와 연결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깊게 파고들지는 않아요. 판타지 콘셉트 테마로만 가볍게 알고 들어와도 이해하는 데 별 지장없습니다.
상황 이해를 돕는 내레이션으로 더더욱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매장 스태프가 "내레이션을 집중해서 들어달라"고 안내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이야기 흐름의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현재 진행 방향 힌트도 제공하니 꼭 귀 기울여 듣길 바랍니다.
난이도는 방 탈출 게임치고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퍼즐은 전반적으로 많이 꼬지 않은 평이한 수준이지만, 방 탈출 게임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분들께는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게다가 볼륨은 빵빵하고 시간은 촉박한 편이라 최소 인원인 2명보다는 3, 4명 파티를 구성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퍼즐 난이도 대신 장치와 디스플레이 연출에 상당히 공을 들였습니다. 인게임 장치와 연출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합니다. 검은 운명의 밤이라는 테마 제목처럼 어두컴컴한 와중 번쩍번쩍 빛나지만, 정도가 과해 촌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요. 특히 디스플레이와 조명을 적극 활용한 2부가 인상적이었어요.
검은 운명의 밤은 1부 45분, 2부 20분 총 65분 동안 진행하는 테마인데요. 밀어내기가 적용됩니다. 1부에 할애된 45분이 지나면 스태프가 입장해 2부 진입을 도와주죠. 그러니 1부 제한 시간이 다가온다면 적극적으로 힌트를 활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검은 운명의 방, 굉장히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던파 테마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도 퀄리티와 볼륨, 접근성 모두 세 마리 토끼를 잡아낸 멋진 테마입니다. 특히 장치와 연출에선 자본의 맛이 느껴져 "이게 바로 대기업의 맛인가"하고 감탄했지 뭐예요.
게임 컬래버레이션이라면 그 게임을 아는 사람들은 알아보고 좋아하겠지만, 게임을 잘 모른다면 "그게 뭔데 X덕아" 식으로 별 감흥이 없을 수도 있죠. 장담하건대 던파 1도 모르는 친구와 함께해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겁니다. 탈출 후에도 세계관과 시나리오를 전체적으로 짚어주기 때문에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 문제 풀기 바빠 놓친 사람도 이해하기 쉬워요.
힌트 사용에 별 다른 제한은 없습니다. 다만 힌트를 네 번 이하로 사용한다면 특별 티켓을 받을 수 있습니다. 특별 티켓 외에도 한정 수량 제작한 기념 뱃지도 방문객에게 제공한다고 하네요.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른 시일 내 비트포비아 던전 루나 방문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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