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이 직접 운전대 잡더니…삼성과 협력 속도내는 현대차
삼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칩
2025년에 현대자동차에 공급
전장화 발맞춰 전방위 협업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이 도착했을 때 많은 취재진은 그의 등장만큼이나 그가 타고 온 차량에 주목했다.
당시 가족을 태우고 그가 직접 운전했던 차는 현대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펠리세이드였다. 재계에서는 이 모습을 두고 오랜 기간 산업계 전반에서 라이벌 관계를 이어왔던 두 회사가 3세 경영 본격화 이후 새로운 협력의 전기를 맞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시작점은 이보다 앞선 같은 해 5월이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수석부회장)이 충남 천안의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았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을 만나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인 전고체배터리와 관련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두 사람은 그로부터 두달 뒤인 7월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다시 회동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 때를 ‘자동차의 전장화’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두 회사가 자동차 전장과 관련한 협업에 시동을 거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이후 삼성전기의 카메라모듈, 삼성디스플레이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일부 현대차 모델에 적용됐다.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하만인터내셔널은 기존에 현대차그룹과 이어오던 사운드 시스템 협력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차 제네시스의 OLED 디스플레이 공급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7일 삼성전자가 차량용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 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현대차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은 의미가 깊다.
‘엑시노스 오토 V920’는 기존 제품에 비해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약 1.7배 향상됐을 뿐만 아니라 최신 그래픽 기술 기반의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탑재, 그래픽 처리 성능이 이전보다 최대 두배 빨라졌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고사양의 게임을 비롯해 더욱 실감 나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신 연산코어를 적용해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도 약 2.7배 강화했다. 운전자 음성을 인식하고 상태를 감지하는 운전자 모니터링 기능은 물론, 주변을 빠르게 파악해 사용자에게 더욱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차량용 시스템의 안전 기준인 ‘에이실(ASIL)-B’를 지원해 차량 운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오작동을 방지하는 등 높은 안정성을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급성장하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680억달러(약 88조6000억원)를 넘어섰고, 2029년 말에는 이보다 두 배가 넘는 1430억달러(약 186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종류도 더 다양해져 2029년까지 7년간 연평균 11%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게 IHS의 예측이다.
이에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차량용 반도체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독일 아우디에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8890’을 공급했고, 2019년에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 오토 V9’ 를 납품했다. 2021년에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오토4AC’를 출시하며 차량용 이미지센서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 제품은 현대자동차에 공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해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을 독일 폭스바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했다. 이밖에 5G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량용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서에 공급되는 전력을 조절하는 전력관리칩 ‘S2VPS01’를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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