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우크라군의 노르트스트림 폭파계획 미리 알았다”

이본영 2023. 6. 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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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보당국이 지난해 9월 발생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폭파 사건이 일어나기 3개월 전에 우크라이나군의 파괴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 는 6일(현지시각) 지난 4월 다량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서 가운데 중앙정보국(CIA)이 우크라이나군의 파이프라인 폭파 계획을 사전에 입수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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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침공] <워싱턴 포스트> 미 국방부 기밀문서 보도
노르트스트림2 파이프라인이 파괴되고 이틀 뒤인 지난해 9월28일 새어나온 가스가 수면에 기포를 만들고 있다. 덴마크군 사령부 제공

미국 정보당국이 지난해 9월 발생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폭파 사건이 일어나기 3개월 전에 우크라이나군의 파괴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6일(현지시각) 지난 4월 다량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 미국 국방부 기밀문서 가운데 중앙정보국(CIA)이 우크라이나군의 파이프라인 폭파 계획을 사전에 입수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쪽 정보기관이 파악한 우크라이나군의 ‘은밀한 계획’이 중앙정보국에 전달된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신문이 소개한 기밀문서의 내용을 보면, 한 유럽 정보기관이 우크라이나인 정보원한테 정보를 입수해 이를 중앙정보국에 알렸고, 중앙정보국은 다시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들에 전달했다.

보도에 따르면, 소수 잠수부들을 활용한 노르트스트림 파괴 계획은 우크라이나 내에선 발레리 잘루지니 총사령관한테까지만 보고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한테는 전달되지 않았다. 애초 우크라이나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발트해 연례 훈련 기간(6월5~17일)에 행동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작전을 보류했다.

기밀문서에는 지난해 9월26일 실제로 발생한 노르트스트림1·2 파이프라인 폭파가 누구 소행인지를 알려주는 내용은 없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우크라이나군의 계획과 지금까지 확인된 독일 수사당국 조사 내용이 상당히 비슷하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정보원은 자국 특수부대원 6명이 신분을 위장하고 배를 빌린 뒤 수중 이동 장비를 이용해 발트해 해저에서 파이프라인을 파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사당국은 실제로 6명이 위조 여권을 이용해 배를 빌려 폭발물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폭파 공작원들은 70m 해저에서 작업할 정도로 고도로 훈련된 이들로, 우크라이나 정보원이 제보한 것처럼 수중 작업을 위해 산소와 함께 헬륨을 소지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독일 당국은 우크라이나인들이 폴란드 유령 회사를 통해 배를 빌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6월 작전 계획과 9월 실제 사건 사이엔 다른 점도 있다. 유럽 정보기관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군이 노르트스트림1을 파괴할 계획이라고만 했고 노르트스트림2는 언급하지 않았다. 공작원들이 배를 띄운 항구도 계획과 실제가 다르다. 정보가 샜다는 판단에 계획을 일부 변경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중앙정보국은 애초 정보원을 신뢰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첩보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유럽 정보기관은 신뢰할 수 있다는 쪽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에 첩보를 전달했다는 점에서 중앙정보국도 첩보를 묵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건 직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소행일 것이라며 연루 여부를 부인했다. 미국에선 사건 직후 러시아를 의심하는 발언이 나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들과 함께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규명하겠다”고 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이 배후라고 주장했다.

노르트스트림 운영사는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지분 51%를 지녔고, 독일·프랑스·네덜란드 쪽도 참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자국을 우회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이 건설되면 통과료 수입이 줄 것이라는 불만을 드러내왔다. 미국도 독일이 러시아의 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된다며, 노르트스트림2 사업에 대해선 중단을 요구했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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