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안 가도 엔화 사는 사람들…"소소한 재테크"

이지현 기자 2023. 6. 7. 19: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화가 떨어질 때마다 50만 원씩 꾸준히 사고 있어요. 소소하게 재테크하는 거죠.”(직장인 최모씨)

직장인 최 모(37) 씨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엔화를 사고 있습니다.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엔화가 쌀 때 사뒀다가 나중에 비싸지면 다시 원화로 바꿔 '환차익'을 보려는 겁니다.

오늘(7일)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100엔당 936.01원이었습니다. 엔화 100엔을 사려면 한국 돈 936.01원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물론 환전수수료는 여기에 별도로 듭니다.

지난 4월엔 원·엔 환율이 1004원대까지 올랐습니다. 그게 한 달여 만에 9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겁니다.

일본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이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엔화 가치가 떨어진 거죠.

또 여기서 재정환율이란 원화와 직접 거래되는 달러화 이외에 다른 나라 화폐를 달러를 매개로 가치를 산출한 환율을 말합니다. 즉 원화와 엔화는 국내 환전소에서 직접 교환이 안되므로 원화와 엔화를 각각 달러로 바꾸는데 드는 돈을 계산해 원화와 엔화간 환율을 계산한 것이 재정환율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 앱으로 편하게 환전"



환율이 떨어졌을 때 외화를 사 뒀다가 환율이 오를 때 되팔아 환차익을 보려는 투자 형태는 늘 있었습니다.

다만 최근에는 은행에 직접 가지 않아도 은행 앱으로 환전이 가능하다 보니 재테크 용도로 외화를 사 두기가 더 편해졌습니다.

최 씨 역시 은행 앱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금액만큼 엔화를 사고 있습니다. 환전한 돈을 금고에 넣어두듯 보관해 놓는 일종의 '외화 지갑'이 앱에 있는 셈입니다.

나중에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다시 바꿔 계좌에 보관하거나, 필요할 땐 은행에 가 외화 지폐로 받을 수 있죠.

앱에서 환전하는 것이 수수료도 저렴한 편입니다. 대부분 은행은 앱에서 비대면 환전을 할 경우 최대 90%까지 환율 우대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90% 환율 우대를 해 준다는 건 환전 수수료를 기존의 10%만 부과한다는 뜻입니다.

최 씨는 “앱으로 환전하니 원하는 때 사고팔 수 있고 편하다”며 “지난해부터 조금씩 사 뒀더니 벌써 800만 원 넘는 금액을 엔화로 바꿔뒀다”고 했습니다.

"엔화 가치 낮지만, 조금씩 분할 투자해야"



엔화가 약세인 상황을 이용해 '엔테크(엔화+재테크)'를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간단한 건 최 씨처럼 미리 환전해 뒀다가 환차익을 보는 겁니다. 환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는 환율과 연동된 엔화 ETF(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는 엔화가 떨어졌다고 큰 돈을 들여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고 조언합니다.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엔화는 환차익을 보는 것 외에는 투자할 만한 매력이 크게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934원 정도까지 떨어진 거면 저렴한 수준이긴 하지만 앞으로 더 내려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부센터장은 “따라서 현재 가격에서 조금 투자해 엔화를 사 뒀다가, 좀 더 떨어지면 더 사는 식으로 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1년 이내에 쓰지 않아도 되는 여유 자금으로만 분할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