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5-④ 우아한 플라밍고 닮은 아르칸젤 교회

경기일보 2023. 6. 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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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미겔 데 아옌데 구시가지 한가운데 있는 산 미겔 대천사 아르칸젤 교회 모습. 박태수 수필가

 

산 미겔 대천사 아르칸젤 교회의 외관 디자인에서 뾰족 첨탑은 플라밍고처럼 우아하게 우뚝 솟았고, 분홍색 석재와 조화는 유카탄반도에 ‘분홍 호수’라는 애칭을 가진 라스 콜로라다스 호수에 서식하는 플라밍고 색감을 닮아 여유와 품위를 느끼게 한다.

교회는 마치 거대한 조각품을 옮겨놓은 듯하고, 섬세함과 정교함의 극치는 스페인 세비야 대성당 중앙 제단의 플라테레스크 양식을 교회 첨탑과 중앙 파사드에 옮겨 놓은 듯 착각에 빠질 정도로 아름답다. 단 한 사람의 현지 장인이 엽서 한 장을 보고 상상하여 세운 것이라고 하기에는 신의 가르침이 있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놀랍다.

교회의 건축 특성은 15세기 후반 후기 고딕 양식에서 초기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사이에 에스파냐가 식민 영토에 지은 교회 건축 양식이다. 콜로니얼 시대 지은 멕시코 교회는 대부분 유럽 건축가가 설계하고 지었다. 하지만 이 교회는 그들의 도움 없이 지역 출신 구티에레즈가 분홍 석재를 사용하여 독특한 색상을 돋보이게 하였고, 더불어 정교하고 섬세한 디자인은 초현실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하였다는 찬사가 절로 나온다.

혼배미사가 끝나 안으로 들어서자, 신랑·신부는 해맑은 웃음을 지으며 사진 촬영이 한창이다. 인생 최고의 순간에 가족과 축하객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사라지지 않고, 신랑·신부는 누군가의 외침에 따라 주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키스 세리머니를 펼친다. 멕시코에서 결혼식은 예식장이 아니라 성당에서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여행하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다.

성당 내부에는 예술적 가치가 높은 보물이 있다. 중앙 제대에 오르는 계단은 이탈리아에서 가져온 붉은 대리석으로 만들었고, 성가대에는 19세기 독일에서 들여온 파이프오르간이 있다. 측면 예배당에는 마초아깐주 파트스쿠아로에서 온 장인이 16세기에 만든 십자가 조각이 있고, 벽에는 에스파냐 화가 후안 로드리게스 후아레스를 비롯한 현지 예술가들이 17∼18세기에 제작한 다양한 성화를 감상할 수 있다.

장엄한 내·외부 공간이 아름다운 산 미겔 대천사 아르칸젤 교회는 분홍색 석재로 지은 건축적 특징 때문에 플라밍고· 웨딩 케이크· 산호초와 같은 미학적 키워드가 잘 어울린다. 그 이유는 거부할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이자 건축적으로도 손꼽히는 것에 대한 증거일 뿐만 아니라, 교회는 산 미겔 데 아옌데 지명에서 보듯이 도시의 상징이고, 건축적으로도 북미 지역을 대표하는 중세 교회 중 하나이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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