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쥔 4989" 이경규 작심발언, '놀뭐'만? TV 대안 될까 [Oh!쎈 펀치]

연휘선 2023. 6. 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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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방송인 이경규가 '놀면 뭐하니?'에서 2049 시청자보다 중장년 시청자들에 신경써야 한다는 발언이 계속해서 동조를 얻고 있다. 달라진 시청 패턴 사이,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죽어가는 TV 시장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들여다 본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이경규가 작심발언을 내놨다. 예능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시청률이 떨어질 때 제일 좋은 건 폐지하는 것"이라고 말해 유재석을 철렁하게 만드는가 하면, "답답한 게 방송국이 2049 시청률을 조사하더라. 돈은 50대, 60대, 70대가 갖고 있다. 2049가 아니라 4989, 99세까지를 향해 달려야 한다"라고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현재 방송국은 시청률, 화제성과 관련한 지표 중 2049 시청률에 집중하고 있다. 닐슨코리아와 같은 전통적인 시청률 조사회사들로부터 전국 가구 단위의 평균 시청률이 가장 대표적인 지표로 집계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이는 작품의 성공이나 실패를 나타내는 가장 절대적이고 보수적인 지표일 뿐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는 수치는 아니다. 그 대안으로 부상한 것이 2049 시청률로, 방송국의 주 수입원이 되는 광고주들이 가장 신경 쓰는 지표라는 점에서 방송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광고주들이 남여 2049 시청률을 신경 쓰는 것은 결국 구매와 트렌드에 대한 영향력 때문이다. 20대부터 50대 미만의 남여 시청자들이 TV에 나오는 모든 광고에 대한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다고 봤기 때문.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시각에도 다양한 해석이 생겼다. 고령화와 평균연령 증가에 따라 '실버세대'로 장년, 노년층의 구매력과 활동반경이 확대되며 주요 소비자층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관광, 유통업계에서는 '액티브 시니어'로 불리는 50대, 60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해졌다. 

방송가에서도 이 시장을 파고들어 성공한 사례가 존재한다. 트로트 신드롬을 일으켰던 TV조선이다. '내일은 미스트롯', '내일은 미스터트롯' 시리즈로 이어진 트로트 오디션 예능 선두주자인 TV조선은 시니어 시청자들을 겨냥한 트로트 예능을 통해 확고한 채널 마니아층을 거느리게 됐다. 1020, 2049 시청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TV 의존도가 높고 이탈률이 적은 시니어 시청자들을 확보한 결과, TV조선은 메인 뉴스인 '뉴스9'부터 밤 10시대까지 이어지는 예능 시간대에 5% 안팎의 시청률을 확보하게 됐다.

한 종한편성채널 방송사 예능국 고위 관계자는 OSEN에 "트로트에 이어 7080 포크송으로 이어지는 현재 중장년 세대들의 관심이 상당하다. 일단 안정적으로 시선을 끌 수 있다는 점에서 단골 소재가 되고 있고 자연스레 투자도 활발해지고 있다"라며 단지 이 같은 흐름이 TV조선 만의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드라마 분야에서도 올해 큰 인기를 누린 작품들의 경우 중장년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안정적으로 시청자 층을 확보했다. 21%로 올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SBS '모범택시2'나 18.5% 시청률로 JTBC 드라마를 구했다고 평가받는 '닥터 차정숙' 등이 대표적인 예다. 장르물, 로맨스물, 청춘물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년 부부들이 접근하기 쉬운 소재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누리게 됐다는 것이다. 

다만 '선판매' 형식으로 굴러가는 방송 광고 시장에서 아직까지 예측 가능하고 유의미한 화제성 지표는 2049 시청자라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와 관련 한 지상파 방송사의 콘텐츠 관계자는 OSEN에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가 무조건 '성공작'인 것은 아니다. 드라마의 경우 많은 부분에서 광고들이 선판매되는 형식으로 광고 수입을 내는데 그런 면에서는 '기대작'인 작품이 효자다. 그런데 중장년층의 TV 시청률은 안정적인 만큼 '기대작'을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다. 오히려 시청자층의 폭을 넓혀 2049 시청자도 끌어들일 수 있다고 판단되는 작품이 방송 전 광고 시장에서는 효과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방송 시장의 시청자 층이 점점 더 중장년층으로 편중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유효했다. 화제성을 결정짓는 2049 시청자 정확히는 구매자들 사이에서 TV라는 매체가 힘을 잃어가는 것은 분명하다는 것. 그 안에서 어떻게든 주니어 시청자들의 시선도 사로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할지, 선택과 집중으로 시니어 시청자들에 대한 확고한 지배력을 만들어낼지 등이 성공전략으로 나뉘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TV조선, SBS, 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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