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시위' 한노총, 적반하장으로 대화 중단

곽용희 2023. 6. 7.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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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노정 대화 창구가 사실상 닫히게 됐다.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제 개편과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등 노동개혁 드라이브로 쌓인 노동계 불만이 폭력시위를 벌인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 간부 체포를 계기로 분출되는 양상이다.

고용노동부는 입장문을 통해 "한국노총이 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정당한 법집행을 이유로 경사노위에서의 사회적 대화를 중단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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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에 경사노위 불참 선언
금속노련 간부, 광양서 불법집회
경찰 대응 두고 "노동 탄압" 항의
최종 탈퇴 여부는 집행부에 위임
김동명 위원장(맨 왼쪽) 등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간부들이 7일 전남 광양지역지부에서 긴급 중앙집행위원회 개최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 회의에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을 결정했다. /연합뉴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을 선언하면서 노정 대화 창구가 사실상 닫히게 됐다. 정부의 주 52시간 근로제 개편과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 등 노동개혁 드라이브로 쌓인 노동계 불만이 폭력시위를 벌인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 간부 체포를 계기로 분출되는 양상이다. 경사노위 최종 탈퇴 여부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에게 위임되면서 추후 한국노총과 정부 간 치열한 물밑 교섭이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도 차질 빚을 듯

한국노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7일 열린 긴급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는 전면 중단하되 필요시 위원장이 언제라도 탈퇴를 결단할 수 있도록 위임해달라”고 요청했다. 참석자들이 동의하면서 회의는 종료됐다.

이번 참여 중단 선언으로 최저임금위원회 등 다른 사회적 대화 논의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위 불참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 5일 한 라디오방송에 나와 “(최저임금 산정) 책무는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구속된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 김모씨는 최저임금 근로자위원 아홉 명 가운데 한 명이다. 게다가 근로자위원들이 강경 기조를 띠면서 최저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히려 아쉬운 건 노동계”

사회적 대화가 중단되면 아쉬운 건 오히려 노동계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정부에서 해고자의 노조활동 보장,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등 무리한 친노동 정책이 경사노위를 통해 제도화됐기 때문이다. 한국노총의 숙원 과제이던 공무원과 교원의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제도 시행도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개정 공무원노조법 및 교원노조법에 따라 내년부터 공무원·교원에게도 타임오프가 적용되는데, 면제 시간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상한선은 올해 말까지 경사노위 산하 공무원·교원근무시간면제심의위원회에서 정해야 한다. 또 정년 연장등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주요 노동 의제가 즐비한 상황에서 노정 대화가 중단되면 노동계가 얻을 게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입장문을 통해 “한국노총이 정부의 법과 원칙에 따른 정당한 법집행을 이유로 경사노위에서의 사회적 대화를 중단했다”며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與 “한노총에 강경 대응해야”

한국노총의 대화 중단 선언에 여당 내 강경파가 힘을 받는 모양새다. 구속된 김 사무처장이 공권력 행사 과정에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정글도(刀)까지 소지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명분 없는 적반하장식 한국노총의 탈퇴에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잉 진압이라는 야당의 주장에도 “노조중심주의를 내려놓으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사노위도 위태로워졌다. 사회적 대화 무용론이 재차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 인수위원회에서도 폐지론이 제기된 바 있다. 친노동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출신인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을 임명했지만, 5년간 도출한 노사정 합의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이번 사회적 대화 중단으로 여당이 경사노위 같은 사회적 대화체보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 같은 전문가집단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개혁에 확신을 가질 것”으로 전망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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