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취약한 평화 아닌 지속가능한 평화 구축하겠다”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6. 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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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더P] 尹정부 국가안보전략서 공개
“국가이익 확보 위해 적극적 전략 필요”
전임 정부와 달리 ‘북핵 위협’ 표현 적시
한미일 협력 제고 표현도 여러차례 등장
중·일→일·중, 주변국 서술때 순서 변경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를 하고 있다. 2023.6.6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외교·통일·국방 등 국가안보의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지침서 성격인 ‘국가안보전략: 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이하 국가안보전략서)가 7일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국가안보전략서 서문에서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기만 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닌, 굳건한 안보를 바탕으로 자유와 번영이 보장된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 대통령은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서 국가안보는 이제 더이상 외부의 침략을 막는 소극적이고 제한적인 개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다가올 변화의 흐름을 미리 읽어내고 국가와 국민 이익을 극대화하는 국가안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야말로 국가 미래를 좌우할 열쇠”라고 전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능동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내일을 설계하고 준비하는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글로벌 중추국가 대한민국은 자유와 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한다”고도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서는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변화된 안보환경과 새로운 국정기조를 담아 발간하기에 전임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와 다른 부분이 이번 전략서에서 다수 발견됐다.

먼저 지향하는 목표의 범위가 넓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국가안보전략에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목표로 삼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국가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정부 5년은 한반도에 대단히 많은 관심과 시간 투여했다고 본다면 지금 정부는 똑같은 한반도 주요 문제에 접근하더라도 글로벌 무대에서 이 문제 바라보는 세계 주류 시각들 그리고 주요 동맹세력, 안보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우군과 가치와 이익의 공감대를 마련해 놓고서 한반도 문제로 접근한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또한 글로벌 정책 중점 의제에 있어서도 전임 정부는 기후변화와 국제개발협력 등 중견국으로서의 국제 역할에 대해서만 기술했지만, 현 정부는 글로벌 책임외교와 기여외교를 기후위기와 글로벌 공급망, 공적개발원조(ODA), 디지털 격차, 사이버 위협 등까지 확산하겠단 목표를 밝혔다. 이에 대해서 안보실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이슈에 대해서 훨씬 선제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에 대한 외교안보 전략도 확연히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에선 북핵 위협에 대한 기술은 따로 없었고, 오히려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서술했다. 평화적 접근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최우선시한 셈이다.

이와 반대로 윤석열 정부에선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가 실체적 위협으로 대두” “북한의 핵·WMD(대량살상무기)는 우리가 당면한 최우선적 안보 위협” 등의 표현을 적시했다.

이에 대해서도 고위 관계자는 “결국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게 필요하겠으나 그 과정에 냉정히 객관적으로 실체적 위협에 따라 대응태세가 돼 있느냐, 우리 의도와 의지에 관계없이 상대방이 주관적으로 우리에게 가할 수 있는 여러가지 위협 요소에 대해서 누가 보더라도 확실히 물리적 대응 태세 돼 있느냐는 걸 먼저 구축해 놓는 과정에 주변국 관계를 설정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의 주요 단계로 삼았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모두 이번 전략서에 담기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이 지난해 8월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안한 ‘담대한 구상’이 북한 비핵화 문제의 해법으로 유효하다는 점은 이날 재확인됐다. 담대한 구상을 제안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북한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지만 전략서는 “이럴 때일수록 긴 호흡으로 일관된 원칙을 견지함으로써 올바른 남북관계 기초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선된 일본과의 관계가 반영된 점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서와 달라진 부분이다. 문재인 정부의 전략서에선 한미일 관련 언급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이번 전략서에선 새로운 수준으로 한미일 협력을 제고한다는 방침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주변국에 대한 외교안보 전략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일본이 중국보다 앞서 배치된 것도 다른 점이다. 문재인 정부에선 중국, 일본 순서로 기술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고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에 들어와서 미국 회담이라든지, 일중 관계라든지 조금씩 바꿔서 부르고 있는데, 아마 법치, 헌법, 자유의 가치 지향점에 있어 가까운 나라를 배치하는 게 기준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전략서에서 기술됐던 “역사 왜곡 및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 등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문구는 빠지고 ‘외면 않고 진정성 있게 대한다’는 취지의 기술이 자리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정부가 물려받은 과거사 문제의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며 “윤석열 정부가 똑같은 표현을 쓰면서 한가하게 중장기적인 해설하기엔 지금 시점에선 맞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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