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대체투자 확 늘린 KIC…자본시장 상전벽해 속 회심의 한수

김대연 2023. 6. 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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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기준 대체투자 비중 1년간 5.3% 증가
반면, 주식과 채권 비중은 각 2.3%, 3.3% 감소
오는 2025년까지 대체투자 비중 25%까지 확대
사모채권·인프라 등 위주로 포트폴리오 구축 계획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국부펀드 한국투자공사(KIC)가 지난해 말 기준 대체투자 비중을 한 해 전보다 5.3%포인트 늘렸다. 수년간 이어지던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각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자본시장에도 상전벽해가 일어났지만, 시장 변동성에 부침이 적은 대체자산을 늘려 중장기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KIC는 최근 미국 중소형 지역은행의 위기로 은행의 대출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사모채권과 인프라 등을 위주로 대체자산 비중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2025년까지 대체투자 25%로 늘린다”

7일 KIC의 2022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체자산의 운용규모는 387억달러로 전년보다 약 7.8%(28억달러) 증가했다. 그에 따른 투자 비중은 22.8%로 지난 2021년보다 5.3%포인트 늘어난 규모다. 장기투자의 비유동성 프리미엄을 확보해 수익률을 높이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수준을 낮추기 위해 대체투자를 활성화하는 모습이다.

KIC의 지난해 자산배분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자산 1693억달러 중 주식과 채권 비중은 각각 38.3%(649억달러)와 31.6%(534억달러)다. 대체자산은 사모주식 9.5%(160억달러)와 부동산·인프라 9.7%(165억달러), 헤지펀드 3.3%(57억달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2021년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전통자산 비중이 75.5%(주식 40.6%·채권 34.9%)였는데, 1년간 69.9%(주식 2.3%·채권 3.3%)로 5.6%포인트 감소한 것이다. 반면, 대체자산은 17.5%에서 22.8%로 5.3%포인트 늘어났다.

KIC는 전통자산과 낮은 상관관계로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도 변동성이 적은 대체투자를 꾸준히 확대할 예정이다. 앞서 KIC는 지난해 인플레이션 우려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공급망 악화 등 복합적인 금융위기 속에서 연간 총 자산 수익률 마이너스(-) 14.36%를 기록하며 자산규모가 전년대비 357억달러가 감소했다. 주식과 채권의 분산투자 효과가 희미해지는 상황에서 KIC는 오는 2025년까지 대체투자 비중을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25% 수준까지 대폭 끌어올릴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과로는 북미 최대 사모채권 운용사 중 하나인 골럽캐피탈(Golub Capital)의 지분을 직접 인수한 건을 꼽았다. 이번 투자로 대체투자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해외 유망한 거래를 선정함으로써 운용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KIC는 금리인상기에 우량기업에 대한 대출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 창출을 기대할 수 있는 사모채권 투자를 눈여겨보고 있다.

KIC 2021년 대비 지난해 자산배분 현황 비교. (자료=KIC)
“리스크 관리 중요…투자자산 다양화”

다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 위기론이 거론되면서 지역별로 기존 투자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신 인프라 부문은 장기간에 걸쳐 예측 가능한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만큼 비중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지난해는 미드마켓 신규 전략 펀드에 약정하고 호주 및 뉴질랜드 헬스케어 인프라 등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공동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또한, KIC는 금리 상승으로 인한 금융환경의 변화를 고려해 주식 롱숏, 이벤트 드리븐(Event Driven), 채권 차익거래(Fixed Income Arbitrage) 등 시장 내 차익거래 기회를 활용하는 절대수익 전략을 펼칠 방침이다. 이벤트 드리븐은 시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대형 이벤트을 포착해 가격변동 과정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뜻한다. 이 밖에도 벤처투자 프로그램인 KVG(KIC Venture Growth) 펀드 등을 통해 기업의 초기 성장 단계에 투자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투자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

한편, KIC는 지난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으며 투자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운용역 인력 충원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기준 투자전문인력은 총 155명으로 △서울 120명 △뉴욕 17명 △런던 9명 △싱가포르 6명 △샌프란시스코 3명 등이다.

KIC는 “직원의 해외 연수 기회를 넓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글로벌 운용사와 협력해 해외투자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하고 있다”며 “분산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사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적정 수준으로 통제함으로써 지속적으로 투자 수익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대연 (bigkit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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