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의대생 75% “37개월 공보의 싫다…현역 갈 것”

신규 공보의 2017년 814명에서 올해 450명 반토막
일반 병 월급 오르는데, 공보의 월급은 제자리

조선DB

예비 의사와 의사 10명 중 7명은 공중보건의사(공보의)나 군의관으로 일하는 대신 현역 병사로 입대하고 싶어 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현역 복무 기간이 육군을 기준으로 18개월까지 단축되면서 공보의 복무 기간(37개월)이 상대적으로 길어졌기 때문이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대한전공의협의회와 젊은의사협의체 권익위원회는 지난달 18~31일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과 전공의(인턴·레지던트) 13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74.7%(1042명)가 일반 병사 입대를 원한다고 7일 밝혔다.

현역 입대 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 89.5%는 “공보의·군의관 복무 기간에 매우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이들 응답자의 92.2%는 주변에 현역(일반 병)으로 입대한 의료인이 있다고 답했다. ‘후배에게 현역 복무를 권할 의사가 있느냐’에 85.6%가 “그렇다”고 했다.

현역 입대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장기간 복무에 대한 부담(98.2%)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개선되지 않는 처우(65.4%) 불합리한 병역 분류(30.7%)가 뒤를 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현역 입대 군 복무 기간이 최근 단축됐지만 군의관 또는 공보의의 복무 기간은 단축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반 병의 복무 기간은 최근 18개월까지 줄어들었지만, 공보의는 1979년부터 변함없이 37개월이다. 37개월은 육군 병사 복무 기간(18개월)의 2배다.

같은 기간 일반 병사 월급은 올랐는데, 군의관과 공보의의 처우는 개선되지 않았다. 일반 병사 월급은 매년 인상되면서 현재 130만원(육군병장 기준)까지 올랐으나, 공보의는 206만원(일반의 기본급 기준)으로 정체된 상태다. 윤석열 정부는 2025년까지 병사 월급(지원금 포함)을 205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라 앞으로 사실상 차이가 없어지게 된다.

의대 입학생의 절반이 여학생이라 공보의나 군의관 자원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이처럼 일반 병 입대를 선호하는 현상까지 확산되면서 지역 공공 의료 기관 의사 부족 사태는 더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신규 공보의는 2017년 814명에서 올해 450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신정환 대공협 회장은 “젊은 의료인 사이에 일반 병 선호 현상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했다”며 “의료 사각지대를 메우는 공보의·군의관 지원자를 늘리려면 복무기간 단축, 처우 개선 등을 조속히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