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노동개혁 드라이브···직무급제 도입·퇴직금 과세기준 개편

정혜진 기자 입력 2023. 6. 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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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거품경제' 붕괴 이후 고착화된 저성장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중장기 노동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건 '새로운 자본주의' 기치 아래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첨단산업으로의 인력 이동을 촉진한다.

높은 임금을 추구하는 기술 노동자들이 디지털·친환경 등 고성장 산업으로 넘어가도록 유도하는 효과 또한 기대된다.

이 역시 노동자가 쉽게 이직·창업할 수 있도록 해 미래 성장 산업으로의 이동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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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자본주의' 실행계획]
노동자 첨단산업 이동 촉진 위해
직무 재교육으로 노동시장 유연화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일본 총리가 2021년 도쿄에서 '새로운 자본주의 실현 본부 사무국' 간판을 걸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서울경제]

일본이 ‘거품경제’ 붕괴 이후 고착화된 저성장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중장기 노동 개혁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건 ‘새로운 자본주의’ 기치 아래 노동시장을 유연화하고 첨단산업으로의 인력 이동을 촉진한다. 이를 통해 소비와 투자의 기반이 될 임금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 성장 산업을 활성화해 경제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연공서열에 따른 호봉제 대신 직무급제를 도입하고 퇴직금 과세 기준도 크게 완화한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전날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담은 새로운 자본주의 실행 계획 개정안을 발표했다. 기시다 총리의 간판 경제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는 임금 인상 등 적극적인 분배를 통해 성장을 이끄는 선순환을 이룬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개정안 발표와 함께 “임금 인상과 투자 촉진 등으로 그간의 악순환을 끊는 도전이 확실히 효과를 내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움직임을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것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노동 개혁을 통해 임금 인상의 지속성을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직무급제를 도입한다. 직무급제는 나이·연차 등과 상관없이 직무 내용과 난이도에 따라 임금 수준을 결정하는 제도다. 자연스러운 임금 상승을 이끌기 위해서는 현재 보편화된 연공형 임금체계보다 성과 위주의 직무급제가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높은 임금을 추구하는 기술 노동자들이 디지털·친환경 등 고성장 산업으로 넘어가도록 유도하는 효과 또한 기대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제고한다. 이 역시 노동자가 쉽게 이직·창업할 수 있도록 해 미래 성장 산업으로의 이동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유연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리스킬링(reskilling·새로운 직무에 필요한 기술 재교육) 기회 확충이 제시됐다. 현재 국가에서 제공하는 리스킬링의 70% 정도는 기업을 통해서만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5년 내로 기업을 통하지 않고 개인이 직접 받을 수 있는 리스킬링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이 경우 노동자가 소속 기업의 의향에 좌우되지 않고 스스로 키우고 싶은 능력을 택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개인 사정으로 퇴사하는 경우 받는 실업급여 수령 기간 또한 단축한다. 현재 일본에서 자발적 퇴사자는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평균 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해당 기간은 비자발적 퇴사자와 동일한 7일 정도로 줄어들 예정이다. 사실상 종신 고용을 전제로 한 퇴직금 과세 제도 역시 손본다. 현행에서는 한 기업에 20년 이상 근무해야 퇴직일시금을 수령할 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기준을 완화해 노동자들이 걱정 없이 전직에 나설 수 있는 노동 구조를 갖출 방침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반도체·배터리·바이오·데이터센터 등 4개 전략 분야를 선정해 국내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들 분야에서 세제·예산 부문의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6월 각의(국무회의)에서 실행 계획 개정안에 대한 결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개정안이 보완해야 할 한계점에 대한 지적 역시 나왔다. 닛케이는 “노동자들의 전직을 방해하는 장벽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연금을 이직한 직장으로 쉽게 옮길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의료복지업 등 노동 유연화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분야에 대한 대책, 해고 규제 등 기업 측에 대한 규제 완화 필요성 등도 지적됐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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