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HD현대, 국내 최대 해양 방산전서 결전 예고

부산=권오은 기자 2023. 6. 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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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수상함 명가를 재건하겠다.”(한화오션)

“함정 수출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HD현대중공업)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2년에 한번 열리는 MADEX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방산업계 전시회다.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부스에 참관객들이 많이 몰렸다. 두 회사 모두 차기 해군 전력 사업 수주를 자신하며 대결을 예고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부스가 마주보고 있다. /권오은 기자

한화오션은 이번 전시회 부스를 수상함·잠수함·유무인복합체계(MUM-T) 등 3개 구역으로 꾸렸다. 수상함(물에 뜬 배. 잠수함과 구분하기 위해 쓴다) 구역이 가장 넓었다. 한국형 차기호위함(FFX) 울산급과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이 전시돼 있었다. 한화오션은 1983년 초계함(PCC) 안양함 인도를 시작으로 올해 5월까지 약 100척의 수상함과 잠수함을 건조했다.

한화오션은 최근 수상함 분야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대우조선해양 시절 실적이 악화하면서 특수선 사업 투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배선태 한화오션 특수선영업담당 수석부장은 “수상함 수주가 몇 년간 없었는데 전통 수상함 명가를 재건하겠다”며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가 이뤄지면 해군 함정과 잠수함 건조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도 부스에 한국형 차기호위함과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모형을 전시했다. ‘AI(인공지능) 기반의 해양강군 건설’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HD현대중공업은) 한국형 차기호위함과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등 근래의 대한민국 해군 수상함 개발을 주도해 왔다”며 “기술 경쟁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파흐드 빈 압둘라 알고파일드 사우디아라비아 해군 사령관이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한화오션 부스를 찾아 수상함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권오은 기자

한화오션과 HD현대의 첫 전장은 한국형 차기호위함 사업 3단계(Batch-III)의 5·6번함 입찰이 될 전망이다. 해군은 차세대 호위함 건조 사업을 통해 기존 울산급 호위함과 동해·포항급 초계함을 바꿔 나가고 있다. 이달 말 Batch-III 5·6번함 입찰이 예정돼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선도함(1번함)을 건조해 지난 4월 진수했다. 2·3·4번함은 SK오션플랜트가 계약을 따냈다.

한국형 차기호위함 사업 2단계(Batch-II)에서 호위함 8척 가운데 4척의 계약을 따냈던 한화오션은 3단계에서 아직 수주고를 올리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의 시너지를 무기 삼아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한국형 차기호위함 Batch-III 5·6번함에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복합센서마스트와 전투체계가 탑재된다. HD현대중공업은 선도함 건조를 맡았던 만큼 5·6번함도 수주해 사업의 마무리까지 책임지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사업 역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해군은 총 7조원을 들여 선체부터 전투체계, 레이더를 비롯한 각종 무장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만든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 6척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4년에 상세 설계 및 함 건조 사업 입찰이 예정돼 있다.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의 개념 설계는 한화오션이 진행했으나, 이후 기본 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김동관(왼쪽) 한화그룹 전략부문 부회장이 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BEXCO)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함정 관련 설명을 듣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모두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전시회장을 찾은 외국 해군 관계자들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차세대 함정과 유무인복합체계 등의 성능과 납기를 물어보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한화오션은 영국 항공모함 군수지원함 4척, 노르웨이 군수지원함 1척, 태국 최신형 호위함 1척 등을 건조해 수출한 경험이 있다. 최근에도 동남아와 중남미 국가 등에서 군함·잠수한 건조 요청을 받고 있다고 한화오션은 설명했다. 이날 오후 한화오션 부스를 둘러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 부회장은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인 전략을 갖춰 한화오션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은 수출용으로 개발한 원해경비함(OPV)의 모형을 앞세워 수출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MRO(유지·보수·정비) 사업까지 동반 수주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다만 해외 시장에선 한화오션과 경쟁보다 협력을 기대했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이사는 “최근 방위사업청이 팀 십(Team Ship)을 꾸렸는데, 함께 해외 시장을 공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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