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의약품 30년 연구한 약대 교수 “희석한 오염수 방사선량, 바나나의 4분의 1… 과장된 공포에 어민만 피해”

송복규 기자 2023. 6. 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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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간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해온 약학대학 교수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생명과학연구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브릭(BRIC)'에 최근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가 작성한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박 교수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이 박수칠 일은 아니지만, 과장된 공포를 유발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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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 과학자 커뮤니티 ‘브릭’에 글 올려
“희석된 처리수 실효 선량, 바나나 1개 섭취 4분의 1 수준”
“희석된 처리수 평생 마셔도 문제 없어… 투명한 자료 공개 필요”
한 시민단체 회원이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정수기를 소재로 활용한 '누구도 마실 수 없는 핵오염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30년 간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해온 약학대학 교수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공포가 과장됐다고 지적했다. 후쿠시마 오염수를 둘러싼 논란이 과학과는 동떨어진 채로 진행돼 대중의 공포만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7일 과학계에 따르면 생명과학연구자들의 온라인 커뮤니티 ‘브릭(BRIC)’에 최근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가 작성한 ‘나는 처리된 후쿠시마 오염수를 가져오면 방류농도로 희석해서 마시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박 교수는 방사성의약품의 특성과 인체에 대한 영향을 30년 가까이 공부하며 강의해왔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정리되지 않는 논란이 국민의 공포를 키워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한국 수산업계와 요식업계의 심각한 타격을 부르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며 글의 취지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다핵종제거설비(ALPS)는 가정의 정수기와 같은 원리로 보이며 대단히 큰 규모로 여러 종류의 필터와 흡착제를 적용한 정수기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효율적인 흡착제와 필터들이 이미 많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일본 정부의 제안대로 반복적으로 처리하면 삼중수소 이외의 핵종들은 허용 기준값 이하로 낮추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을 섭취해도 인체 내부 피폭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삼중수소는 에너지가 작아 ‘물 분자 상태의 섭취 환산계수’가 낮다 보니 그 실효 선량이 크지 않다”며 “일본 정부가 ALPS로 처리할 경우 한국 근해로 유입되면 현재 바닷물의 방사선량 값인 L당 12㏃(베크렐)에 비해 극히 미미한 증가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방류 농도인 L당 1500㏃로 희석한 물 1L를 마실 때, 그 속에 들어있는 삼중수소의 실효 선량은 바나나 1개 먹을 때의 약 4분의 1″이라며 “삼중수소가 북태평양의 바닷물에 희석돼 한국 근해로 돌아올 때 농도의 물이라면 평생 마셔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는 것이 박수칠 일은 아니지만, 과장된 공포를 유발할 필요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논란이 이어지다 보니 논리적인 설명 정도로는 이미 국민의 우리 수산물에 대한 불안을 씻어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수산업계와 요식업계를 위해 수습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다만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투명한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처리된 오염수에 삼중수소 이외에 다른 방사성동위원소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제반 시험성적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주변국에서 요구하는 경우 시료의 직접 채취를 허용해 이중 확인(double check)이 가능해야, 필요 없는 오해들을 불식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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