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빙 외교' 속도…블링컨, 이달중 시진핑 만난다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3. 6. 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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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풍선 이후 냉각된 G2
긴장 완화안 머리 맞댈 듯
중동 영향력 복원위해
빈살만 만나 손내밀어
中·사우디 관계개선 기대

지난 2월 '정찰풍선' 사태로 냉각됐던 미·중 관계가 해빙 조짐을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 등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이르면 이달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익명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아직 방중 시기가 유동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블링컨 장관이 면담할 고위 관리에 시 주석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블링컨 장관이 수 주 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문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두 나라 관계를 '해빙(Thaw)'으로 이끄는 발걸음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발표할 일정이 없다"면서도 "연기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은 여건이 허락되면 이뤄질 수 있다"고 답했다.

당초 블링컨 장관은 올해 2월 중국을 방문해 미·중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었다. 앞선 1월에는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에서 만나 미·중 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했다.

하지만 미국 본토 상공에서 발견된 중국 정찰풍선 사태를 이유로 블링컨 장관의 방중 일정이 전격 연기되면서 양국은 크고 작은 일에서 신경전을 벌여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3일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가운데 6일(현지시간) 제다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본격적인 해빙 가능성은 지난달부터 감지됐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담을 했고,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비공개로 중국을 찾으면서 상황 관리에 나섰다. 또 지난달 25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워싱턴DC에서 회담을 열고 양국의 우려 사항을 교환했다.

이달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는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중국 측의 거절로 불발됐지만, 지난 5일 외교 차관급 회담은 성사됐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와 세라 베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은 전날 중국에서 양타오 중국 외교부 북미대양주사 사장 및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과 각각 회담했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베이징에서 블링컨 장관의 방중 가능성에 대해 "두고 보자"고 답하면서 "(미·중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커트 캠벨 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허드슨연구소 행사에서 "(중국과의) 통신선이 열리고 있고 우리의 관심사와 우려를 더욱 건설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블링컨 장관의 방중 계획은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중국 관계를 부분적으로 복원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하는 등 아랍권의 관계 회복에도 공을 들였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인권 문제의 진전으로 양국 관계가 강화됐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사우디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사우디 정보요원에 의해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뒤 인권 문제에 민감한 입장을 표명해왔다.

다만 블링컨 장관과 빈살만 왕세자는 인권 문제 외에 청정 에너지와 기술 분야를 포함한 경제협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아프리카 수단에서 내전이 발생했을 때 사우디가 미국인의 대피를 지원한 점에 대해 감사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블링컨 장관은 7일 미·걸프협력회의(GCC) 장관급 회의에 참여한 뒤 8일에는 사우디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한다. 미국은 사우디와의 관계 회복을 통해 원유 생산량 문제와 중국과 러시아 견제 등의 실리를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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