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속 조폭들은 왜 유독 '구찌'를 좋아하나요[궁즉답]
前 디자이너 미켈레 '맥시멀리즘' 트렌드 영향
뱀·호랑이·벌 등 동물 프린트 문신과 매치
국내외 힙합 가수들 노래에 '구찌' 인용
구찌, 이미지 쇄신 위해 디자이너 교체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A: “최근 개봉한 한국 영화 ‘범죄도시3’에서 구찌가 조직 폭력배들이 즐겨 입는 옷이란 고정관념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 같아요. 브랜드 이미지 나락 보낸 책임으로 구찌가 범죄도시에 소송해야 할 판이죠.”
영화 ‘범죄도시3’가 전작의 흥행 기록을 뛰어넘어 개봉 일주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는 시리즈마다 주연 마동석뿐만 아니라 악당 역할과 감초 역할을 하는 배우들의 연기로 늘 화제가 되어왔는데요.
특히 이번 영화의 경우 관람객 사이에서 감초 캐릭터 ‘초롱이(고규필 분)’의 명품 패션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초롱이는 극 중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 제품을 자주 착용하고 나오는데요. 양팔을 휘감은 문신 위에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구찌 티셔츠를 착용하는가 하면, 꽉 끼는 티셔츠에 형광색 반바지에 구찌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클러치를 든 모습은 온라인 상에서 떠도는 밈 ‘문신 돼지’를 연상케 하는데요.
미켈레를 상징하는 ‘맥시멀리즘(화려하고 과장된 경향)’과 독특하고 튀는 디자인, 강렬한 로고가 젊은 층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구찌는 당대 가장 트렌디한 명품으로 제2의 전성기를 쓰게 되는데요. 미켈레 부임 후 구찌는 2017년 에르메스, 2018년 샤넬을 제치며 2020년 브랜드가치 기준 1위 루이비통에 이은 2위 브랜드로 도약합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흔히 조폭들의 경우 주목받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트렌드에 민감하다”며 “당대 구찌가 강조해온 로고, 디자인에 젊은 사람들이 열광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찌는 가장 트렌디한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잡힌 영향으로 풀이된다”고 말했습니다.
브랜드 이미지 타격…디자이너 교체까지
앞서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도 구찌와 같은 수난을 겪은 바 있습니다. 2000년대 버버리는 일명 ‘차브(농촌 하층 계급 출신의 일탈 청소년 또는 젊은이)족’이 애용하는 브랜드라는 인식이 강화하면서 매출이 급감합니다. 이후 버버리는 차브족이 애용하던 야구모자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죠.
구찌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바로 지난해 11월 디자이너 전격 교체를 결정한 거죠. 미켈레는 2002년 이후 구찌에 발을 들인 이후 20년 만에 구찌를 떠나게 됐습니다. 이후 구찌는 지난 1월 30대 신진 디자이너 사바토 데 사르노를 새로운 수석 디자이너로 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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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주아 (juabae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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