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오픈AI의 성장 비결

2023. 6. 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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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오픈AI사(社)가 화제다.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은 챗GPT와 GPT-4 출시 후 미국 상원에 출석해 AI 규제를 촉구했으며, 전 세계를 돌며 각국의 AI업계 관계자들을 만나는 등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곧 우리나라도 방문할 예정이다.

오픈AI만큼 짧은 기간 내 세계적 영향력을 가지게 된 기업도 드물다. 2015년 말 설립된 오픈AI는 현재 약 400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오픈AI의 성공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이 작은 회사가 구글과 같은 빅테크와 AI 기술 경쟁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 성과와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픈AI가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오픈AI는 창업할 당시부터 '인공일반지능(AGI)이 모든 인류에게 혜택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자신들의 임무로 정했다. AGI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 수준의 AI를 말하는데, 당시 이러한 임무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냉소적이었다.

오픈AI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AI 기술을 개발하기보다는 현재 있는 AI 기술을 토대로 컴퓨터 자원을 확대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미국 저널리스트 캐런 하오가 2020년 초에 오픈AI 경영진과 인터뷰한 MIT 테크놀로지 리뷰 기사에 따르면 오픈AI 연구팀은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많은 컴퓨팅 연산으로 기존 AI를 학습시키면 AI의 능력이 얼마나 더 개선될지 실험했다. 이 실험 결과, 오픈AI는 컴퓨터 자원에 집중 투자해 규모를 늘리는 게 최선의 전략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데이터와 컴퓨터 연산 처리 규모를 늘릴수록 AI의 퍼포먼스가 좋아진다는 '규모의 법칙(Scaling Laws)'은 AI 기술인 딥러닝 분야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치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누구도 과감히 실행하지 못했던 발상이다. 오픈AI는 본인들의 임무 달성을 위해 '규모의 법칙'에 천문학적 비용을 올인(All-In)했다. 확고한 신념과 일관된 전략을 끝까지 밀어붙인 것이다. 2018년부터 매해 GPT 시리즈를 개발해왔고, 그 뚝심의 결과가 바로 챗GPT다.

오픈AI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오픈AI는 빅테크의 기술 독점을 막고자 투명하고 공개 가능한 AI 기술 개발을 위한 비영리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기술 비공개와 영리법인 설립 등으로 닫힌 AI(Closed AI)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오픈AI로부터 배울 점은 분명 존재한다. 담대한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현실적이면서도 과감한 발상의 전환 그리고 확고한 실행이다. AI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답이 될 수 있다.

[이주열 LG CNS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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