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기 쉬워’ 소송 당한 현대차…가장 훔치기 어려운 차는? [이슈+]

김희원 2023. 6. 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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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현대·기아차 미국에서 잇따라 피소
“이모빌라이저 설치 안해…절도 쉬운 차 판매”
美자동차 전문매체 ‘훔치기 어려운 차’ 소개
테슬라·아우디 등…현대차 투싼도 5위에 꼽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갈아치우며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위기에 봉착했다. 잦은 현대·기아차 절도 사건을 두고 미국 대도시들이 잇따라 “도난당하기 쉬운 차량을 판매함으로써 미국법상 공공 방해와 의무 태만을 저질렀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뉴욕시는 소장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2011∼2022년 차량 대부분에 도난 방지 장치인 ‘이모빌라이저’(immobilizer)를 설치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면서 이는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도 ‘거의 유일무이한’(nearly unique) 일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차 캘리포니아 샌리앤드로 판매점. AFP연합뉴스
뉴욕시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 신고는 두배로 늘었으며 올해 1∼4월에는 977건이 신고돼 지난해 같은 기간(148건)보다 급증했다.

앞서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위스콘신주 밀워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볼티모어, 시애틀 등도 차량 도난 사건 관련 현대차·기아에 제소했다.

지난해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차량 절도 챌린지가 유행했다. 특히 절도가 쉬운 현대·기아차가 주요 표적이 됐다.

피해를 본 차주들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현대차는 지난달 2억달러(약 2600억원) 규모 배상에 합의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1년 11월 모든 차량에 이모빌라이저를 표준화고 도난 위험을 줄이기 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조처를 했으나 ‘훔치기 쉬운 차’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차량은 어떨까?

차량 절도 이슈가 불거지자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핫카’(hotcars.com)는 최근 ‘훔치기 거의 불가능한 차’를 소개했다.
절도한 기아자동차에 탑승한 10대들의 모습. 유튜브 캡처
절도하기 어려운 차 10위로는 BMW의 X3모델이 꼽혔다. X3에는 키가 일정 시간 동안 정지되어 있으면 키에서 오는 신호를 자동으로 중지하는 모션 센서 기술이 탑재돼 있다. 이 때문에 열쇠가 소유자의 주머니에 없거나 적어도 소유자가 몇 분 동안 한 곳에 있으면 신호가 중지된다. 열쇠의 신호가 없으면 차량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운전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9위는 닛산 리프 모델이다. 키가 가까이 있지 않으면 소유자는 시동을 걸 수도, 엔진을 움직일 수도 없다. 기어박스가 따로 없는 것도 도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하는 장점이다. 또 자동차를 도난 당하더라도 GPS 추적시스템을 통해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8위는 테슬라 모델X다. SUV모델인 모델X는 모델S와 비슷한 수준의 보안을 자랑한다. 테슬라 자동차는 기본적으로 GPS 추적 및 감시 모드 등을 갖추고 있어 훔치기 어렵다. 차량 카메라는 전원이 꺼져 있어도 주변을 녹화해 차량 주변에서 의심스러운 활동이 있는 경우 소유자에게 경고를 보낸다.

7위는 아우디 A4다. 현대식 도난 방지 장치를 탑재한 A4는 도난률이 매우 낮은 차량 중 하나다. A4의 키에는 ECU(자동차전자제어장치)에 코딩되어 있는 칩이 내장돼 있다. 이 기술은 도둑이 다른 키를 사용해 A4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다. 핫카는 “이 차를 훔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견인하는 것인데, 이는 지옥 같은 과정이며 눈에 띌 수 있다”고 설명했다.

6위는 폭스바겐 티구안이다. 티구안은 ‘가장 안전한 자동차’로 여러번 수상한 모델이다. 전자식 엔진 이모빌라이저가 다른 키로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절도가 어렵다. 티구안은 또 소유자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며, 도난 당하거나 강도가 들었을 때 차량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도난 차량 로케이터’도 탑재돼 있다.

가장 훔치기 어려운 차 5위에는 현대차의 투싼이 이름을 올렸다. 핫카는 “자동차 경보를 비활성화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 경적 뒤의 전선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현대 투싼의 경우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비활성화를 시도하지 않는 것이 낫다”면서 “현대 투싼의 트랜스폰더 이모빌라이저 역시 차량 절도범을 당황하게 할 것”이라고 평했다.

4위는 테슬라 모델3다. 모델3는 테슬라에서 가장 저렴한 모델이지만 도난방지 시스템은 프리미엄 모델과 같다. 각 조수석 도어, 후드 및 테일게이트에는 도난 방지를 위한 센서가 있고, 사용하려는 키가 차량에 동기화된 키인지 확인하는 이모빌라이저가 있다. 공식 웹사이트와 연동된 ‘감시 모드’ 기능도 인상적이다.

3위는 렉서스 HS 250H모델이다. 영화에서 차량 절도범들은 와이어를 사용해 차 문의 열림 버튼을 당기지만 HS 250H에서는 이렇게 문을 열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잠금 해제 버튼을 당기면 곧바로 잠금 해제가 불가능해지는 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2위는 아우디 A6 4WD다. 미국 민간 교통연구기관인 ’고속도로 손실 데이터 연구원’(HLDI)에 따르면 이 차는 미국에서 가장 훔치기 어려운 차 중 하나로 꼽힌다. 차 내부에서 문을 열 수 없게 되는 세이프락 기능과 견인 방지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한 차량으로 나타난 보고서에서 아우디 A6는 도난 사례가 가장 적게 보고됐다.

훔치기 어려운 차 1위는 테슬라 모델Y가 차지했다. 모델Y는 모델S, 3, X와 동일한 도난 방지 보안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핫카는 “감시 모드 외에도 경보 시스템과 이모빌라이저가 함께 제공되며, 테슬라의 무선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앞으로 개발되는 더 많은 도난 방지 기능이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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