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의 ‘징조’, 두통·시력저하·기억장애…그리고?

임태균 2023. 6. 7.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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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6월8일은 뇌종양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독일 뇌종양협회가 제정한 ‘세계 뇌종양의 날’이다. 뇌종양이란 두개골 내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말한다. 즉 뇌종양은 머릿속에 생긴 ‘혹’을 뜻하지만 발생 원인이 아직 명확하지 않고, 일반인들에게 인지도도 낮다. 뇌손상‧방사선‧유전‧연령 등이 뇌종양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세계 뇌종양의 날을 맞아 뇌종양의 종류와 특징, 대처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양성 뇌종양 vs 악성 뇌종양

뇌종양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두개골 안에 생기는 모든 종양을 폭넓게 부르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악성도에 따라 ‘악성 뇌종양’인 ▲악성 신경교종 ▲뇌전이암 등과 ‘양성 뇌종양’인 ▲뇌수막종 ▲청신경초종 ▲뇌하수체종양 ▲양성 신경교종 등으로 나뉜다.

양성 뇌종양은 일반적으로 천천히 자라고 성장이 멈추는 휴지기를 가지기도 한다. 또 점점 커지면서 성장하지만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피막으로 감싸져 있어 종양이 주위 조직으로 침입(침윤)하지 않는다. 종양세포도 성숙한 상태로 분화돼 있고, 수술로 제거하면 재발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 양성종양은 일반적으로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악성 뇌종양은 양성 뇌종양과 대조적인 특징을 가진다. 종양 세포가 미성숙한 상태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주위 조직으로 침입(침윤)하면서 빨리 성장한다. 즉 주변 조직이나 혈관으로 뿌리를 뻗듯 파고들기 때문에 수술후 재발 가능성이 높다.

불행 중 다행으로 뇌의 혈관에는 ‘뇌혈관장벽(BBB‧Blood Brain Barrier)’이라는 촘촘한 방어선이 있어 뇌 안에서 악성종양이 발생해도 혈관을 타고 다른 기관으로 전이가 잘 되지는 않는다.

국내에서는 뇌종양이 꾸준히 느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양성 뇌종양 환자 수는 2017년 3만7815명에서 2021년 5만1842명으로 5년 동안 약 37% 증가했다. 악성 뇌종양도 같은 기간 1만1186명에서 1만1945명으로 약 7% 늘었다.

발생 부위에 따라 원발성과 전이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뇌 조직이나 뇌막 등에서 발생하면 ‘원발성 뇌종양’, 신체의 다른 암으로부터 혈관을 타고 전이된 경우를 ‘전이성’ 또는 ‘이차성 뇌종양’으로 부른다. 뇌종양을 구성하는 세포에 따라 신경교종‧뇌수막종 등으로 구분할 때도 있다.

윤완수 가톨릭대 신경외과 교수(인천성모병원 뇌병원)는 “뇌종양은 뇌라는 ‘미지의 영역’에 또 다른 ‘미지의 질환’인 종양이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일반인은 이름이 주는 두려움에 매몰되기 쉽다”며 “비록 뇌종양이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거나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지만 최근 수십년간 의학과 기술의 발달로 치료에 많은 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조기에 병원을 찾아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뇌종양 증상은?

뇌종양의 증상은 ▲발생 위치 ▲크기 ▲종류 ▲커지는 속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두통 ▲성격변화 ▲편측마비 ▲언어장애 ▲발기부전 ▲시력저하 ▲어지럼증 ▲청력감소 ▲경련 등이 발생한다. 노령 환자는 치매와 같은 기억력 저하나 행동이상 등 인지기능의 이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두통이다. 뇌종양 때문에 뇌 부피가 늘어나 뇌 속 압력(뇌압)이 올라가기 때문. 뇌종양 환자 약 70%가 두통을 호소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또는 새벽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뇌신경에 종양이 생기면 후각·시각·청각장애와 어지럼증, 안면마비, 삼킴장애, 음성변화 등이 생길 수 있다. 또 뇌하수체에 발생하면 부피가 커지면서 시신경을 압박해 시야장애를 동반한다. 소뇌와 뇌간에 발생하면 균형감각을 잃고 술 취한 사람처럼 걷는 운동장애가 나타난다.

◆대처법은?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수술만으로도 완치될 수 있고,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기도 한다. 특히 종양이 뇌의 기능적인 부분을 압박해 증상을 유발할 정도로 커지기까지 3~5년 혹은 수십 년이 걸리기도 한다. 양성 뇌종양은 피막 등으로 주변 조직과 분리된 경우가 많아 수술 후 예후가 좋고, 이후 평균수명을 다 사는 환자들도 많다.

다만 양성 뇌종양도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한 예로 뇌간과 척수 내의 종양은 수술로 제거가 불가능하다. 이런 특정 부위에 생긴 종양은 종양이 작더라도 생명에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뇌와 척수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조직학적으로 양성이지만 임상적으로는 악성과 같다.

악성 뇌종양은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 양성보다 훨씬 빨리 자라고 정상 뇌조직을 침범할 수도 있기 때문. 악성 뇌종양 치료의 목적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종양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악성종양이 항상 치료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수모세포종은 악성이지만 수술과 방사선 치료, 항암 화학요법을 통해 예후가 좋은 편이다.

정상준 울산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서울아산병원)는 “악성 뇌종양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해 치료가 어려운 편이지만, 최근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보다 안전하면서 좋은 치료 결과를 내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외과적인 절제 없이 뇌종양을 선택적으로 치료 또는 조절하는 ‘감마나이프 수술’이 대안이 되기도 한다. 감마나이프는 201개 방사선 사준기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1개의 점에 집중해 종양의 크기를 줄이거나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정 교수는 “방사선을 2~6주가량 종양과 주변 범위에 쬐는 방사선치료와 양성자 치료 등도 뇌종양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며 "약물치료는 다른 암보다 표적치료 약물이 적지만, 일부 뇌전이나 소아에서 발생하는 저등급 교종 등의 종양에서는 고무적인 효과가 보고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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