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3년만에 기술동맹 결실… `車별화`된 3세 경영
전장용 반도체 파트너십 강화
삼성, 2025년에 고성능칩 공급
현대차, 공급망 확보·경쟁력 UP
AAM 등 첨단분야 시너지 기대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차량용 반도체 사업으로 협력을 확대하며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는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앞서 지난 2020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두 차례 회동을 가지며 차세대 모빌리티 협력을 구체화한 지 3년만에 나온 결실이다.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 공급을 목표로 현대차 차량에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IVI)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공급하기로 했다.
삼성과 현대차는 지난 2020년 이후 의미 있는 협업을 지속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삼성이 완성차 사업에 진출한 이후 사실상 단절됐던 협력 관계는 삼성이 해당 사업을 마무리하고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두 사람은 2020년 5월과 7월 각각 삼성SDI 천안사업장과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소에서 회동을 갖고 미래 자동차 사업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이듬해인 2021년에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에 삼성디스플레이의 디지털 사이드미러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제품을 공급하기로 하며 본격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최근에도 현대차 플래그십 모델인 제네시스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탑재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가 주력사업인 반도체에서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협력이라는 데서 의미가 더욱 크다. 특히 전장 부문은 시장 성장성 측면에서 가장 기대감이 높은 분야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작년 기준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는 680억달러를 넘어섰으며 2029년 말까지 두 배가 넘는 143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차량 당 탑재되는 반도체의 종류가 그 어느때보다 많고 다양해진 영향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1%에 이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는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시장 확대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독일 아우디에 차량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8890'을 공급했으며, 2019년에도 아우디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했다.
2021년에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을 독일 폭스바겐 ICAS 3.1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탑재했다. 이번에 현대차에 들어가는 제품은 기존 제품과 비교해 CPU(중앙처리장치) 능력은 1.7배, NPU(신경망처리장치) 성능은 2.7배가량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 역시 이번 협업으로 미래차 경쟁력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우선 미래차에 적용되는 고성능 반도체 칩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했다는 평이 나온다.
코로나19 당시 극심한 반도체 부족 사태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 확보가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1년에는 현대오트론의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차량용 소프트웨어에 최적화된 반도체 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은 단기간에 기술적 격차를 끌어올리고 계획 중인 2025년 모든 차종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전환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최근 점진적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삼성과 현대차의 협업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삼성SDI와 현대차의 전기차 배터리 협업이다.
2020년 회동 당시에도 이 회장과 정 회장이 차세대 전기차용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대해 논의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차에 이어 현대차가 미래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자율주행차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차세대 첨단 분야에서의 협력 기대감도 나온다.
전혜인·장우진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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