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사태` 책임진다는 李, 비명계 "사퇴하라" 압박

'어떤방식 책임' 질문에는 함구
송갑석 위원 "전형적 인사참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이래경 혁신위원장 사퇴 파동'에 "책임 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는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 대표가 권한을 가진 만큼 내부 논의를 충분히 했든 안 했든, 충분히 다 논의하고 하는 일"이라며 "당 대표는 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 언제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진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엔 답을 하지 않았다.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 '거취 문제를 얘기하는 것인가',' 권칠승 수석대변인에 대한 조치가 있느냐' 등의 질문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이 대표가 침묵을 지키며 '조속한 책임 이행' 여부가 불분명해지자, 비명계를 중심으로 책임론 공세가 이어졌다. 최고위원중 대표적 비명계로 꼽히는 송갑석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이 전 위원장을 임명하려 한다는 내용을 공식 발표 하루 전인 4일 저녁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들었다고 전하면서 "전형적인 인사 참사"라고 비판했다.

송 최고위원은 다만 "혁신위 설치는 최고위원회 인준 사항이지만 혁신위원장 임명은 최고위와 협의를 거쳐서 당대표가 임명하는 것으로 당대표 권한이 맞는다"고 했다. 당대표가 자신의 권한을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형식상의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송 최고위원은 그러면서도 "이래경이 누군지 아는 최고위원들이 한 명도 없었던 것 같다"며 "이 대표가 보안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은데, 조금 더 풍부하게 이분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줬더라면 인사 참사를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은 든다"고 했다.

Mr.쓴소리로 불리는 비명계 중진 이상민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부터 자신의 결함을 안고 출발했고, 여러 리더십 발휘해야 하는 중요한 대목에서 제대로 발휘도 못 했다"면서 "돈 봉투 사건이나 최측근 김남국 의원 코인 건에서도 매우 부적절한 대응을 하는 등 결함과 한계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맞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아무리 혁신위를 구성한다고 할지라도 이번에 드러났듯이 자기 쪽에 기운 사람을 하지 않겠느냐"며 "그것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고, 그렇게 되면 혁신이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직접 이 전 위원장을 기용에 나섰다는 점을 들어 책임론을 제기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 당직자 회의에서 "민주당이 혁신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모셔온 인사가 그릇된 인식과 과격한 언행을 일삼았던 인물"이라며 "이 대표는 정확한 내용을 몰랐다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