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면]돈이 이겼다, 벤제마를 낚았다. 다음은 캉테, 자하? 결국 사우디는 승리할까

오광춘 기자 2023. 6. 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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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도 흔들릴까...손흥민까지 러브콜, 어디까지 믿어야 하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42)에게 물었습니다. 2016년 중국에서 러브콜이 있었는데 왜 가지 않았느냐고. 대답은 명쾌했죠.
“나에게 돈은 중요하지 않아. 대단히 많은 돈이 중요할 뿐이지.”
당시 중국 프로 무대서 제시한 연봉은 1억 달러(당시 1000억원) 정도였는데 허세인지 진심인지 모를 말을 던졌습니다.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은퇴를 했죠. 오늘 벤제마(36)의 계약 소식을 듣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벤제마의 이 포효가 마지막이었습니다. 레알마드리드와 14년간의 동행이 끝났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벤제마는 알이티하드와 3년 계약했습니다. 14년간 이어온 레알 마드리드와 동행, 아직 1년 계약이 남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사우디리그로 갈아탔습니다. 벤제마는 새로운 도전이라 포장했지만 누구나 돈 때문이란 걸 압니다. 2억 유로(2800억원) 정도의 연봉에 발롱도르 수상자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사우디는 메시에게도 입질을 던졌습니다. 메시의 선택 역시 돈일까요? (사진=AFP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호날두를 데려온 사우디리그의 야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미 메시에게도 러브콜을 던졌죠. 추가로 캉테, 자하의 계약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이어집니다. 믿어야 할지 모르겠으나 손흥민도 사우디리그의 영입리스트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벤제마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이티하드와 계약했습니다. 연봉이 2800억원, 믿어지십니까? (사진=AFP연합뉴스)

이 모든 것이 사우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라는 것도 압니다. 사우디 국왕 자금이 원천인 사우디 국부펀드(PIF·Public Investment Fund)의 지휘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PIF가 사우드 리그의 주요 4개 클럽(알이티하드, 알나스르, 알아흘리, 알힐랄) 지분 75%를 인수했고, 이후 며칠 만에 벤제마와 계약을 이뤄냈다'며 최근 동향을 주시했습니다.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요. 손흥민도 사우디리그의 영입 리스트에 올랐다는 영국 언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0명 정도의 스타를 영입해 주요 4개 클럽당 3명씩을 계약하게 하고, 나머지 사우디리그 12개 팀에 8명의 스타를 배치할 계획'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도 덧붙였습니다. 국가가 나서서 점찍은 스타를 영입하고, 각 팀에 분배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수요와 공급이 적절하게 균형을 잡는 축구 시장이 동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 앞에서 레알마드리드와 헤어질 결심은 즉각적이었습니다. 벤제마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벤제마가 계약한 날, 사우디가 주도했던 남자 골프 LIV 시리즈는 1년간의 다툼을 끝내고 미국프로골프 PGA 투어와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의미심장하죠. 미국이 주도했던 골프 시장에 흠집을 낸 사우디 자본의 승리라는 평가가 이어집니다. 사우디는 거대 자본으로 이번엔 축구 시장의 균열을 모색합니다. 유럽이 좌지우지하는 축구 시장의 흐름을 바꾸겠다는 거죠. 실패하긴 했지만 10년 전 중국이 했던 것과 비슷한 모양새입니다. 사우디는 축구를 통해 미래의 경제 먹거리를 다양화하고, 나아가 인권 탄압국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호날두가 신호탄이었습니다. 사우디리그는 앞으로 20명의 슈퍼스타를 영입할 계획입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그렇다면 사우디의 야심은 성공할까요. 돈이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축구에서도 통할까요. 재능을 돈으로 살 순 있을지라도 열정까지 돈으로 살 수 있을까요. 100년 이상 쌓아온 자연스러운 축구문화가 만들어낸 유럽의 탄탄한 축구 산업은 흔들릴까요. 한동안 축구선수들은 돈이 먼저인지, 축구가 먼저인지를 두고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우디는 그 혼란의 한복판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왜그토록 축구에 공을 들일까요. 새로운 경제 먹거리로, 또 사우디 국가 이미지 개선을 위해 스포츠를 활용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나에겐 돈은 중요하지 않아. 나에겐 대단히 많은 돈이 중요할 뿐이지.”
어록으로 남은 이브라히모비치의 말을 몇 번씩 되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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