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예술, 사회에 기여, 정체성 확립"…평창대관령음악제 내달 개막

김일창 기자 2023. 6. 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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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6일~8월5일 강원도 곳곳서…양성원 신임 예술감독, 방향성 구체화
우크라이나 오케스트라 'DMZ 연주'…최하영·양인모 등 정상급 연주자 공연
평창대관령음악제 신임 예술감독인 양성원 연세대 교수가 7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오는 7월26일 개막하는 음악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2023.6.7/뉴스1 ⓒ 뉴스1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최고의 예술 수준을 추구하는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2등' 아티스트들이 많이 참여하고, '세계'라는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데도 게을리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는 7월26일부터 8월5일까지 강원도 전역에서 '자연'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제20회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신임 예술감독으로 선임된 양성원 연세대 교수(첼리스트)는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양 교수는 지난 4년간 음악제를 이끈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에 이어 평창대관령음악제 4대 예술감독으로 지난 3월 위촉됐다.

감독에 취임하자마자 음악제의 모든 프로그램을 구성하며 바쁜 나날을 보낸 양 신임감독은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정체성'을보다 확고히 하는 데 노력할 방침이다.

그는 "저희들이 해외 아티스트들과 접촉한 결과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정체성이 모호하단 것을 느꼈다"며 "그래서 우선적으로 제가 할 일은 '뮤직 인 평창'이라는 정체성을 훨씬 더 분명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계 정상급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하지만 양 신임감독은 국제 콩쿠르 등에서 우승한 아티스트들보다 2등, 3등 한 아티스트들이 더 많이 참여하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제가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많이 참여했는데, 심사위원 수가 대개 홀수"라며 "이런 콩쿠르에서 1등과 2등 차이는 심사위원 한 명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다. 만약 그 한 명의 심사위원이 다른 아티스트였다면 2등이 1등, 3등이 2등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독을 맡았던 해외 음악제에서는 그래서 2등을 한 아티스트들을 많이 초대한다"며 "정상급 아티스트들도 이번 음악제에 참여하지만 이번에 처음 한국에 오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으시고 나중에, 5년 후, 10년 후에 다른 곳, 다른 공연에서 그 아티스트를 봤을 때 '아, 평창에서 본 아티스트'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끔 아티스트들을 초청했다"고 부연했다.

수많은 음악제 감독을 역임하면서 양 신임감독은 사회에 대한 기여를 고심했다고 한다. 특히 오늘날 전쟁과 분쟁 등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아픔'을 음악이 작게나마 치유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일환으로 이번 음악제에는 현재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양 신임감독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재 피난 상황에 있는 처해있는 '키이우 비르투오지(Kyiv Virtuosi) 스트링 오케스트라'가 음악제에 참여한다"며 "공식 개막일 하루 전날인 7월25일 강원도 DMZ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원문화재단에 따르면 해당 공연은 관객 없이 영상 촬영 위주로 진행된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관련 예산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른 어려움은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양 신임감독은 "예산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예민하고 민감한 주제고 사실 지난 몇 해보다 훨씬 더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다"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예술적 가치를 추구하는 페스티벌이고, 이를 최우선적으로 아티스트들에게 설명하고 참여를 부탁한다. 그러면 지금까지 한 명을 제외하곤 다 '참여하겠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해외 다른 페스티벌보다 (돈을) 덜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복잡한 사정은 뒤로 한 채, 이번 음악제를 설명하는 양 신임감독의 목소리에는 설렘으로 가득해 보였다. '자연'이 주제인 만큼, 각 공연에는 '자연'과 관련한 곡을 한 곡씩 포함시켰다. 양 신임감독은 "개막곡 선정은 평창에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맑은 공기 속으로 산책 나가는 느낌의 곡을 연주한다"며 "각 공연에서 자연과 관련된 곡이 메이저 곡으로 한 번은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양 신임감독은 이번 음악제에서 신설되는 '실내악 멘토십 프로그램'과 강원도 곳곳으로 찾아가는 '찾아가는 가족음악회'에도 애정을 보였다. 아울러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음악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 특강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음악제를 찾는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음악제에서는 지난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첼리스트 최하영과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비올리스트 박하양, 피아니스트 신창용, 문지영 등이 다양한 클래식을 선물할 예정이다.

8월4일에는 피아노 듀오 '신박 듀오'의 슈베르트 환상곡과 라벨의 라 발스, 그리고 발레리나 김지영과 발레리노 이재우·김용걸이 펼치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같은날 최하영과 2021년 제네바 국제 음악 콩쿠르 우승자인 일본인 첼리스트 미치아키 우에노의 협연이 열리고, 다음날인 5일에는 대관령 야외공연장에서 최하영과 우에노의 협연과 사미 라쉬드와 양성원 감독이 함께하는 특별한 폐막 공연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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