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들썩이는데···대출금리, 어느 방향으로 가나

최희진 기자 2023. 6. 7. 15: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은행에 대출 광고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내림세를 보였던 가계대출 금리가 최근 주요국 중앙은행 인사들의 매파(긴축선호)적 발언 등을 계기로 반등했다. 금리가 다시 오르면 주택 구매 계획이 있거나 운영자금·생활자금 대출을 생각하던 금융소비자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향후 금리가 내릴 것이라는 전망과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시기가 불투명한 만큼, 금리 방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고정) 금리는 연 3.880~5.690%다. 지난 1월6일(4.820∼7.240%)과 비교해 최저금리가 1%포인트가량 하락했다.

최저금리가 3%대로 떨어지자 지난달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4대 은행과 NH농협은행의 지난달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6122억원으로, 전달 대비 1431억원 불었다. 내용을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6935억원 늘었고, 매달 조 단위로 줄던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달엔 2583억원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은행 빚을 얻어 집을 사거나 부동산·증시 등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하락하던 대출금리는 방향을 틀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고정) 상품의 이날 최저금리는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연 3.680%)보다 0.2%포인트가량 높다.

고정금리의 지표가 되는 금융채 금리가 반등했기 때문이다.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3월8일 4.473%에서 4월7일 3.871%, 5월8일 3.880%으로 내렸다가 지난 6일 기준 4.103%로 올랐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한국은행 등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을 꺾는 발언이 나온 것이 시장 금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5일 기자간담회에서 “물가가 2% 목표 수준으로 수렴한다는 증거가 있기 전에 인하 시기를 생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은 시장금리가 기준금리(3.5%) 위로 올라오도록 자금시장에 개입해 초단기물의 금리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초단기 자금의 금리가 오르면 만기가 긴 채권 금리도 연쇄적으로 상승하게 된다.

이달 말 은행권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가 끝나는 것도 금리가 반등한 원인 중 하나다. 은행권은 규제 유예 종료에 대비하고자 금융채를 발행하거나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유동성을 확충하고 있다. 이는 금융채나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를 밀어 올리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에선 금리가 거의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했으나 한은이 초단기 자금 시장에 개입한 이후 금리가 밀려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라며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어 당분간은 금리의 방향을 점치기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금리가 연말로 갈수록 하향 안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시장금리의 하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다고 평가하면서 “올해 연말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6일 기준 3.502%)가 3.0%까지 다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