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억원 흥행’ 대출환승 인기에도 2금융권 시큰둥한 이유는

정민하 기자 2023. 6. 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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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받은 신용대출을 간편하게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 이동 금액이 이틀 만에 1000억원 이상을 웃도는 등 인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탈 때 금리와 한도를 주로 보는데, 상대적으로 불리한 카드와 보험 등 2금융권이 섣불리 대환대출 인프라에 들어가면 오히려 고객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빅테크 업계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연말에 주담대 시장도 열리는 등 대환대출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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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2곳 참여…보험사는 ‘0곳’
실익 적고 고객 이탈 우려
주담대 추가되면 보험사 참여할 듯
금융위원회 제공

기존에 받은 신용대출을 간편하게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플랫폼 이동 금액이 이틀 만에 1000억원 이상을 웃도는 등 인기다. 그러나 보험·카드 등 2금융권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고객 이탈로 수익성과 대출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 당국은 최근 금융소비자들의 대출 갈아타기 수요를 고려해 금융회사별로 설정된 대환대출 플랫폼 신규 취급 한도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인프라 개시 4영업일 만에 월 대환대출 신규 유치 한도를 모두 채운 금융사가 나오면서다. 우리은행·하나은행·카카오뱅크 등 1금융권이 월 신규 한도를 모두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와 달리 2금융권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보험사의 경우 아예 이번 대환대출 플랫폼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카드사도 두 곳만 참여했는데, 이마저도 신한카드는 카카오페이, KB국민카드는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페이) 등 각각 1곳에 입점했다. 대환대출 전용 상품을 출시한다고 밝힌 카드사 또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정도에 그쳤다.

KB국민카드 제공

2금융권이 대환대출 경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은 타 업권에 비해 금리와 한도 메리트가 낮기 때문이란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실제로 대환대출 인프라가 가동된 첫날인 지난달 31일 발생한 대출 이동 가운데 90% 이상이 은행과 은행 간의 이동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의 대환 수요가 은행에 쏠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금융권보다 높은 금리로 책정된 카드론을 취급하는 카드업계는 오히려 고객 이탈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2.87~14.56%로 나타났다. 롯데카드가 14.56%로 가장 높고, 삼성카드(14.27%)와 하나카드(14.21%)가 뒤를 이었다.

신용대출 취급이 적은 보험업계는 이번 인프라 참여는 실효성이 적다는 입장이다. 보험사의 신용대출 한도는 은행권에 비해 낮아 선호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비중도 10%가 채 안 된다. 수익성이 크게 기대되지 않는데 굳이 시장에 무리하게 진입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다. 또 올해부터 시행된 새 회계제도(IFRS17)·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등으로 인해 당분간 무리한 사업을 벌이는 것을 지양하려는 분위기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러스트=이은현

하지만 일각에선 대환대출 서비스에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추가되면 이런 상황이 달라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주담대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는 보험사 입장에서 참여를 검토해 볼 여지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보험사 대출채권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5000억원 증가한 5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49조원대였던 1년 전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가 대출을 갈아탈 때 금리와 한도를 주로 보는데, 상대적으로 불리한 카드와 보험 등 2금융권이 섣불리 대환대출 인프라에 들어가면 오히려 고객을 뺏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빅테크 업계가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고, 연말에 주담대 시장도 열리는 등 대환대출 인프라가 자리를 잡으면 분위기가 바뀔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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