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올해 투자 줄인다… “상반기 매출 10% 감소 전망, 내년부턴 강력한 성장세 예상”

최지희 기자 2023. 6. 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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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역성장 전망… “업계 재고 조정 여전”
내년 실적은 강한 자신감 보여
“첨단 패키징 용량 두배 늘릴 것”
“2㎚ 개발도 목표 차질 없이 진행”
지난 6일 대만 신주에서 열린 TSMC 주주총회. 류더인(오른쪽 세번째) TSMC 회장과 웨이저자(왼쪽 세번째) TSMC CEO가 참석했다. /AFP 연합뉴스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가 AI(인공지능) 반도체 붐에도 스마트폰과 컴퓨팅 반도체 수요 부진으로 올해 자본 지출(CAPEX) 계획을 축소했다. 자본 지출은 회사가 미래를 위해 생산 설비 등에 투자하는 비용으로,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TSMC는 현재 회사가 업황 회복 사이클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첨단 AI 반도체 수요가 생산 능력을 초과해 폭주하고 있어 내년부터는 회사의 “강력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올 상반기 매출 10% 감소, 내년 성장은 자신… “AI 수요, 생산 능력 초과”

7일 대만 매체 연합보와 경제일보 등에 따르면 류더인(劉德音) TSMC 회장은 전날 열린 연례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올해 자본 지출은 기존에 예상한 320억~360억달러(약 41조6000억~46조8000억원) 범위의 하단에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서 류 회장은 회사가 여전히 반도체 재고 조정 기간을 지나고 있다고 설명하며, 올 상반기 매출은 약 10%, 연간 매출은 한 자릿수 중반대의 비율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제 회복 속도가 더딘 영향이다.

다만 TSMC는 하반기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15 출시 덕에 상반기보다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류 회장은 “회사는 재고 조정 기간을 지나고 있으나, 고객들은 재고를 줄이고 있고 일부 최종 판매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강력한 성장세를 잡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TSMC의 자신감은 챗GPT를 비롯한 AI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엔비디아발(發) 수요에 기반한다. 류 회장은 “AI 수요는 매우 흥미롭다”며 “작년엔 고성능 컴퓨팅 반도체 매출이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넘어섰고, 생성형 AI의 부상은 이런 추세를 더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의 첨단 패키징 용량과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했다. 기존 생산 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수요에 TSMC는 차세대 패키징(CoWoS) 용량을 늘리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엔비디아와 애플은 TSMC 2㎚(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 반도체 공정의 첫 고객이 될 전망이다. 이날 대만 매체 자유시보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최근 첨단 AI 시스템을 활용해 2㎚ 공정 반도체 시범 생산 준비에 착수했고 올해 소량 시범 생산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TSMC는 이에 대해 “2025년 2㎚ 양산을 목표로 두고 차질 없이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류더인 TSMC 회장이 지난 6일 열린 TSMC 연례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주주들 해외 투자 항의에 TSMC “차세대 공정 시설 대만에 남아”

이날 TSMC 주주들은 회사가 대만을 벗어나 미국 애리조나주와 일본 구마모토현, 독일 드레스덴 등에 막대한 금액을 들여 반도체 공장을 잇따라 설립하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투자 결정에 대한 근거를 요구했다. TSMC 연례 주총에서 지정학적 문제가 주요하게 언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류 회장은 “기술 및 제조 리더십을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 글로벌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제품 가격은 지역별로 탄력적으로 정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산 반도체 제품 값이 대만산보다 비쌀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회장은 미 애리조나 TSMC 공장 건설을 결정한 배경을 두고 “2018년 국방, 인프라 시설, AI 응용 분야에 많이 사용되는 반도체의 미국 생산을 희망한 고객들의 요청도 고려 사항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가는 건 단점만 있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볼 때 TSMC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며 “향후 10~20년간 글로벌 기술 리더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대만에 충분한 인재가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하고, 현재의 성공이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가정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류 회장은 TSMC의 해외 공장 설립이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면서 생산시설의 90%는 대만에 계속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류 회장에 이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양산 중인 최첨단 공정 기술인 3㎚(N3)와 차세대 2㎚(N2), 1.4㎚(N1.4) 등 대부분은 대만에 남아 있을 것”이라며 주주들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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