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자의 입장으로…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 오기노 감독의 취임사

김하진 기자 2023. 6. 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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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 OK금융그룹 제공



한국프로배구 남자부 최초의 일본 출신 사령탑이 된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이 취임식에서 포부를 밝혔다.

오기노 감독은 7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망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도전자의 입장에서 한 시즌을 치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OK금융그룹은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외국인 감독 선임을 염두에 두고 다양한 후보군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오기노 감독이 한국 배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을 크게 샀다.

현역 시절 수비형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하며 일본 국가대표팀을 굳게 지킨 오기노 감독은 국제 대회에서 여러 차례 한국과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고,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세 차례 나서기도 했다. 2010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에는 일본 리그 산토리 선버즈 감독으로 활동했다.

오기노 감독은 “한국에 좋은 팀들이 많다. 특히 수비가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OK금융그룹이 그 중에서는 디펜스가 부족하다고 생각해 그 부분을 강화해 나갈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OK금융그룹은 리시브 부문 6위(효율 31.53%), 디그 7위(세트당 7.787개) 등을 기록하며 수비 부문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득점 1위, 서브 1위를 기록한 레오를 보유하고도 봄 배구에 가지 못한 이유다.

오기노 감독은 한국행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는 “OK금융그룹은 일본에서 봤을 때에도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부족한 부분을 내가 경험한 선수 생활과 지도자 경험을 쏟아부어서 좋은 팀으로 만들고자 결심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인 입장에서 한국 배구를 바라봐 왔던 오기노 감독은 “크게 다른 점은 일본은 기업 스포츠이고, 한국은 프로 스포츠”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연습할 때 프로 의식이 굉장히 높고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노력을 보여줬다”던 그는 “한국 선수의 프로 의식을 높이 평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체격 조건에 대해서도 “한국 선수가 낫다”며“기술 흡수가 잘 된다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오기노 감독이 V리그에 진출하면서 그가 보여줄 배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기본적으로 수비를 거듭 강조한 그는 “블로킹과 디그 수비 위치에 대한 시스템 연습을 많이 한다. 상황에 따른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은 (훈련 때) 심박수를 많이 올리고 경기 상황을 만드는 것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외국인 감독이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선수들과의 의사소통이다. 오기노 감독 역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잘 안다. 그래서 “선수가 주체이고 어려울 때 조언하는 게 감독 역할”이라고 했다.

선수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호칭에도 변화를 줬다. 오기노 감독은 “감독이라는 호칭을 부르지 말라고 팀 내 규칙을 정했다”며 취재진에게도 “여러분도 ‘오기상’이라고 불러주기를 바란다. 그러면 더 친근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항상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서 존댓말을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오기노 감독은 “배구는 팀 스포츠”라며 팀워크를 중시했다. 그러면서 “서로 도움이 필요하고, 희생도 필요하다. 그래서 선수들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떤 때에도 포기하지 않는 팀 컬러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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