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적정생계비 반영 내년도 최저임금 1만2208원은 돼야"
고용정보원 이정아 부연구위원, 적정생계비 계측 인상 폭 제시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적정생계비에 근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급 기준 1만2208원(월 환산액 기준 250만원) 이상은 돼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현행 시급 9620원(월급 201만580원)에서 27%를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로, 노동계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 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양대노총(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1만2천원 운동본부'는 7일 국회도서관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온전한 최저임금!, 올려라 최저임금1, 최저임금 인상 대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적정생계비 계측 및 최저임금 반영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한국고용정보원 이정아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적정생계비에 근거한 가구 규모별 최저임금 수준은 시급 환산 시 1만2208원, 월 환산액으로는 255만200원이다. 이는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결과다.
이 부연구위원은 "월 적정생계비 421만7000원을 1.424명의 전일제 임금노동자 시급으로 환산하면 1만4170원"이라며 "여기서 충족률 84.4%(평균 경상소득 대비 근로소득 비율)를 만족하는 금액은 1만2208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적정생계비를 평균 가구 소득원 수로 나누어 시간당 최저임금을 계산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최근 최저임금과 관련한 주요 쟁점을 다루며 현행 최저임금법상 결정 기준을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박 소장은 "노동자의 생계비가 중요한 결정기준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최저임금액은 비혼 단신노동자의 생계비에도 못 미치고 있다"면서 "2018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실질임금 저하 현상까지 겹치고 있어 이에 대한 확인과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저임금 심의에 활용되는 국가통계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 강승복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 차장은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지 35년이 지난 2023년 현재, 역사와 위상에 맞는 독자적인 맞춤형 통계 신설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용형태별조사와 경제활동부가조사에서 현재 조사를 하지만 제공하지 않는 자료를 연구자에게 추가로 제공하거나, 조사 담당 기관에서 조사항목을 약간 수정하면 현실에 더욱 부합한 미만율을 산정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이 이슈화됨에 따라 미만율 등 관련 통계자료의 중요성과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금보다 엄밀한 통계수치를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도 "최근 공익위원 안으로 몇 년간 결정된 최저임금 결정 산식은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고려한 산식이 아니라 실상 '국민경제 생산성 증가율'과 생산성 임금제에 기반한 '이론임금인상률'을 산출하는 공식"이라며 "이 공식만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ILO(국제노동기구) 원칙과 최저임금법 취지를 정면에서 부정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저임금은 일하는 사람에게 최소한도의 생계 보장을 해 주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목적"이라며 "생계비는 자기충족적 삶을 보장하는 제도이고,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면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자기충족적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좌장을 발제는 박용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 이정아 한국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 강승복 건설근로자공제회 조사연구센터 차장이 맡았다. 토론자로는 정문주 한국노총 사무처장,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 이주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현장발언자로는 김시현 HF파트너스노조 지부장과 이병화 코엔서비스노조 위원장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는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1만 2천 원 운동본부'에서 기획한 연속토론회 중 두 번째 행사로, 세 번째 토론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와 제도개선을 주제로 오는 14일 국회도서관 4층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는 8일 오후3시 정부세종종합청사 최임위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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