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시대 조직 형태 '다오(DAO)'…"최소한의 리더는 필요"

박현영 기자 2023. 6. 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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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들 아시아 2023] 켄트 바튼 셰이프시프트 다오 리더
"커뮤니티가 직접 리더 권한 결정…DAO 장점 '투명성' 살려야"
7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비들 아시아(BUIDL ASIA) 2023'에서 켄트 바튼(Kent Barton) 셰이프시프트 다오(ShapeShift DAO) 토크노믹스 워크스트림 리더가 발표하고 있다.

(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가상자산·블록체인 시장이 발전하면서 블록체인의 기본 정신인 탈중앙화에 따라 기업 조직구조를 탈중앙화자율조직(DAO)으로 개편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자체 토큰을 발행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토큰 보유자들이 조직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DAO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가 많다. DAO의 가장 큰 특징은 토큰 홀더(보유자)라면 누구나 조직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사결정 및 투표 과정은 블록체인상(온체인) 데이터로 투명하게 기록된다.

이처럼 DAO는 탈중앙화 이념에 가장 알맞은 조직 형태이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으므로 의사결정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이는 기업 성과가 저하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단점도 최근에는 개선되고 있다. 최소한의 리더를 두고, 토큰 홀더로 구성된 커뮤니티가 리더의 권한을 정하는 방식으로 DAO도 진화하는 모양새다.

◇DAO에도 '리더'는 존재…커뮤니티가 직접 리더 권한 결정

7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비들 아시아(BUIDL ASIA) 2023'에서 켄트 바튼(Kent Barton) 셰이프시프트 다오(ShapeShift DAO) 토크노믹스 워크스트림 리더는 '18개월 전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들'이라는 주제로 그가 DAO의 단점들을 어떻게 개선해왔는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 예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셰이프시프트는 본래 중앙화된 형태의 거래소였으나 지난 2021년 DAO로의 전환을 택했다. 바튼 리더는 셰이프시프트 DAO에서 토크노믹스(토큰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

셰이프시프트 DAO는 토큰 홀더라면 누구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지만 최소한의 리더는 두는 방식을 택했다. 해당 리더들은 '워크스트림 리더(Workstream Leader)'로 불린다.

바튼 리더는 "흔히 DAO가 '무정부주의'에 기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셰이프시프트는 각 분야에 워크스트림 리더를 둠으로써 효과적으로 조직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더들은 예산, 사람, 조직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며 "흔히 'C레벨'이라 불리는 임원진은 없어도 DAO에 리더는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단, 커뮤니티가 리더의 권한을 결정해야 DAO의 기본 정신에 부합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바튼 리더는 "리더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는다면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며 "리더의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메트릭(Metric)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임기를 6개월 이상으로 정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바튼 리더는 "현실 세계의 6개월과 가상자산 시장의 6개월은 너무 다르기 때문에 6개월 이상 임기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가 리더로 있는 셰이프시프트 DAO에선 커뮤니티가 직접 리더의 해고 권한을 결정하기도 했다. 조직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워크스트림 리더가 팀원을 해고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됐고, 커뮤니티에서 논의를 거친 후 권한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조직을 운영하던 도중 이 같은 문제를 마주하는 것보다는 DAO를 설립하기 전에 미리 규칙을 정비하고 가는 게 좋다고 바튼 리더는 지적했다. 그는 "DAO를 준비하고 있다면 토큰경제, 거버넌스, 비즈니스모델 등 규칙을 사전에 정립하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조직 운영 도중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디테일에 신경써야 한다"고 밝혔다.

◇DAO 최대 장점은 의사결정의 투명성…온체인 데이터로 살려야

이처럼 DAO가 어느 정도 정비됐다면, DAO의 최대 장점인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바튼 리더는 강조했다. DAO의 의사결정 과정은 블록체인 상 데이터로 투명하게 기록된다. 블록체인 상 데이터를 뜻하는 '온체인 데이터'는 누구나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바튼 리더는 "DAO가 조직으로서 온전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면 이후에는 온체인 활동을 블록별로 열람할 수 있어야 하고 완전한 감사가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 투명성을 극대화하면 데이터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다는 단점이 있다. 온체인 데이터가 끝없이 나올 경우 이를 분석해 기업을 평가하는 일은 점점 힘들어진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셰이프시프트는 DAO 데이터 대시보드를 뜻하는 '다오시보드(DAOSHBOARD)'를 개발했다. 다오시보드에선 셰이프시프트가 보유 중인 자산을 포함해 매출이나 지출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바튼 리더는 "분기 보고서를 봐야만 기업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데이터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현대의 DAO는 기업의 부정부패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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