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려도 저신용자엔 ‘그림의 떡’… 신용점수 600점 이하 오히려 상승

김수정 기자 2023. 6. 7.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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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르게 상승하던 금리가 올해 들어 하락하고 있지만 저신용자의 대출금리 하락은 체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저신용자 신용대출 가산금리만 올리며 저신용자 대출금리 인하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최근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도 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역주행하는 데는 가산금리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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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금리 하락할 때 저신용자는 상승
준거금리 하향 안정화에도 가산금리 올려
은행권 가산금리 체계 공개해야 한다 지적
그래픽=손민균

가파르게 상승하던 금리가 올해 들어 하락하고 있지만 저신용자의 대출금리 하락은 체감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이 저신용자 신용대출 가산금리만 올리며 저신용자 대출금리 인하에 인색했기 때문이다.

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신용대출 금리 평균은 5.87%로 나타났다. 신용대출 금리는 올해 초 6.50%까지 올라갔다가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월부터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자 지난해 가파르게 오르던 대출금리도 안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신용등급별 금리 추이를 살펴보면 편차가 드러났다.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대출금리 인하 폭은 커지며 저신용자의 대출금리 하락은 체감하기 어려웠다. 신용등급별 대출금리 추이를 비교해 보면 지난 4월 신용점수 851~1000점인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 평균은 5.67%로, 지난 1월 6.30%에 비해 0.6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신용점수 600점 이하 등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9.88%에서 9.85%로 내리며 0.03%포인트만이 하락했다.

저신용자 대출금리만 상승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 1월과 3월을 비교했을 때 신용점수 851~1000점인 고신용자 신용대출 금리 평균은 두 달 새 0.32%포인트(6.30%→5.98%)까지 떨어졌다. 반면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 구간에서는 0.37%포인트(9.88%→10.25%) 상승했다.

서울 시내에 설치되어 있는 주요 은행들의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최근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도 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가 역주행하는 데는 가산금리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출금리는 준거금리에 은행별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한다. 준거금리는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으로 기준금리, 은행채 등에 영향을 받는데 한국은행은 지난 1월부터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즉 준거금리는 최고점을 찍고 하향 안정화되고 있지만, 시중은행은 가산금리를 조정해 저신용자의 대출금리는 더 올리고 있는 셈이다.

실제 시중은행은 저신용자 가산금리만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별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비교해 보면 지난 4월 신용점수 851~1000점인 고신용자 가산금리 평균은 3.33%로, 지난 1월 3.43%에 비해 0.10%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점수 600점 이하 저신용자 가산금리 평균은 6.86%에서 7.22%로 0.36%포인트 상승했다.

시중은행은 신용등급별 신용평가 모델을 고려해 대출금리를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산금리는 신용점수가 비슷한 고객군의 연체율 등을 고려해 은행별 신용평가모델을 바탕으로 반영되는 금리다”라며 “저신용자의 경우 고신용자에 비해 연체율이 높은 만큼 해당 요건이 가산금리에 반영돼 금리 인하 폭이 작아졌다”고 설명했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라는 이중고에서 저신용자의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어 은행권 가산금리 체계를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 ‘제7차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은행별 가산금리를 포함한 대출금리 변동이 합리적인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융 당국은 금리 인상·인하기에 은행의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비교·분석할 수 있도록 공시를 세분화하겠다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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