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욜로·플렉스'는 이제 그만!…아껴야 산다 '무지출 챌린지'

포항CBS 김선영 PD 2023. 6. 7. 13:4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핵심요약
'무지출 챌린지'…물가 상승, 금리 인상으로 소비 줄여야
'냉파(냉장고 파먹기)'…냉장고 식재료 이용, 외식비 아껴
다시 돌아온 '앱테크'…광고 포인트, 걸음수 등 적립해 쿠폰, 기프티콘 교환
SNS에 '무지출 챌린지' 게시글 5천개 넘어
'거지방'…개인소비 공유, 따끔한 조언 통해 0지출 실천
■ 방송: 포항CBS <유상원의 톡톡동해안> FM 91.5 (17:05~17:30)
■ 진행: 유상원 아나운서
■ 제작: 김선영 PD
■ 대담: 한동대학교 언론학회 언로너스 최선우 학생


◇ 유상원> 이어서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 정보 수다 '청정수'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동대학교 언로너스의 최선우 학생 만나보죠. 안녕하세요.

◆ 최선우> 안녕하세요. 한동대학교 최선우입니다.


◇ 유상원> 오늘 준비한 주제가 MZ세대의 색다른 절약이라고요?

◆ 최선우> 네 맞습니다. 예전에 방송했던 인기 TV프로그램이죠 '만 원의 행복', 다들 아실 것 같은데요.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들이 만 원으로 일주일을 살아가는 인기 프로그램이었고, 저도 참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요. 오늘 준비한 주제는 만 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과 굉장히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무지출 챌린지'인데요.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극단적 절약을 목표로 하는 무지출 챌린지가 인기라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무지출 챌린지가 왜 청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지 또 어떻게 도전하는 건지 알아보고, 이로 인해 파생된 '거지방'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 유상원> 마치 예전에 '아나바다'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데요. 이렇게 청년들이 지출하지 않는 것을 도전한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건가요?

◆ 최선우> 네 맞습니다. 무지출 챌린지란 일정 기간 동안 지출을 0원으로 줄여보는 '극단적 절약 챌린지'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전에 MZ세대를 대표하던 문화를 생각해보면 거액의 명품도 한 번에 질러버리는 플렉스(FLEX) 문화, 그리고 '너의 삶은 한 번뿐이니 하고 싶은 대로 살아'라는 You Only Live Once, 욜로(YOLO)문화였잖아요. 하지만 지금은 이런 소비 문화 대신에 절약하는 습관이 하나의 가치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청년들 사이에서는 무지출 챌린지가 인기를 얻고 있는 거고요.

◇ 유상원> 그렇게 보면 플렉스나 욜로하고는 이게 정반대 개념인데, 청년들이 이렇게 반대로 '지출 제로'를 외치는 이유는 뭘까요?
 

◆ 최선우> 지난 코로나 기간 중에는 국내외적으로 투자자산의 흐름이 좋았잖아요. 그래서 코인도 주식 시장도 모두 상한가를 달렸는데요. 그래서 많은 MZ세대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서 돈을 벌기도 했습니다. 영혼까지 끌어 모았다고 하죠. 대출을 받으면서 영끌해서 주식에 올인하는 모습도 있었는데요.
 
그러나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물가의 상승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3월 한국의 소비자 물가는 4.2%, 외식 물가는 7.4%가 올랐다고 합니다. 이처럼 높아진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는 올라가고 코인, 주식 시장은 폭락했죠. MZ세대들을 끌어모은 영혼이 탈탈 털린 것입니다. 이렇게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또 주식과 코인 시장의 하락세 등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MZ세대들의 마음은 소비를 줄여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귀결된 것 같아요. 그래서 아예 지출을 하지 않는 무지출 챌린지까지 등장하게 된 것이죠.
소비자물가의 상승으로 절약이 필수의 가치가 된 청년들. 노컷뉴스

◇ 유상원> 맞습니다. 정말 월급 빼고 모든 게 오른 것 같은 그런 상황인데. 그러면 이 무지출 챌린지라고 하는 게 정말 지출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진행이 되는 건가요?

◆ 최선우> 지출을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사실 어렵겠죠.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무지출 챌린지가 진행이 되고 있는데요. 무지출 챌린지는 첫 번째, 보편적인 방법으로는 '냉파'가 있습니다.

◇ 유상원> 냉파요?

◆ 최선우> 바로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로 직접 요리를 해서 지출을 줄이는 '냉장고 파먹기'의 줄임말인데요. 줄임말이 너무 많죠? 요즘 외식비가 만만치 않습니다. 앞서 얘기해드린 것처럼 7.4%의 외식 물가가 올랐다고 하는데, 그래서 집에 있는 재료들로만 요리를 해서 소비를 줄이고 또 그날 하루의 지출을 0으로 만드는 거죠. 그러면서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는 점심값을 줄이기 위해 점심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는 청년들도 많아졌다고 하고요.
 
또 짠테크의 원조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앱테크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잠금 화면에 보여지는 광고를 보고 포인트를 모으거나, 걸음수로 포인트를 적립하는 어플을 이용하는 방식인데요. 이렇게 모인 포인트는 쿠폰이나 기프티콘으로 교환해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출퇴근 시에 자가용 대신에 도보나 자전거를 이용해서 교통비를 줄인다거나, 또 중고 거래를 적극적으로 이용해서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은 팔아서 부수입을 얻고, 또 필요한 물건은 중고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등의 방법이 무지출 챌린지의 예시가 될 것 같습니다.
 
◇ 유상원> 보면은 또 SNS를 이용해서 이런 무지출 챌린지를 좀 활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 최선우> MZ세대 청년들의 문화에서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SNS가 빠질 수는 없죠. 이렇게 개인적으로 진행한 무지출 챌린지는 온라인상으로 공유가 활발하게 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 무지출 챌린지를 검색하면요. 게시글이 5천 개가 넘습니다. 오늘 날짜와 함께 0원이 찍힌 가계부 앱 화면을 캡처해서 올리거나 무지출 챌린지에 대한 팁들을 올린 게시글인데요.
SNS에서 활발히 공유되는 무지출 챌린지. 최선우 학생 제공

이밖에도 무지출의 하루를 영상으로 남기거나, 일주일 동안 무지출에 도전하는 과정을 촬영해서 업로드하는 절약 브이로그가 청년들 사이에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상으로 무지출 챌린지가 공유가 되면 이를 보는 다른 청년들도 따라 하고 싶잖아요. 그래서 무지출 챌린지의 열풍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거지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이 만들어져서 청년들의 무지출 챌린지를 돕고 있다고 합니다.

◇ 유상원> 단어 느낌은 썩 좋지 않지만, 거지방 저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요. 마치 무지출의 고수들이 모여 있는 방 같은 그런 느낌이에요.
 

◆ 최선우> 거지방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리면, 제가 무지출 챌린지를 처음 알게 된 계기인데요. 지출을 갑자기 줄이는 건 어렵잖아요. 거기다가 무지출 챌린지는 지출을 줄이는 게 아니라 아예 0으로 만들자는 도전이니까 혼자서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같이 무지출을 도전하는 사람들이 모인 오픈 채팅방이 바로 거지방인데요.
 
아까 말씀해주셨던 것처럼 거지라는 어감이 주는 좀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긴 한데, 이게 다른 게 아니라 개인의 소비 실패를 공유하고 또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거나 막을 수 있도록 권장하는 채팅방인 겁니다.
 
그래서 여기에는 엄마가 잔소리를 하듯이 소비 행태에 대해서 따끔한 말로 채찍질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게 참 웃기더라고요. 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저도 이걸 보면서 무지출 챌린지가 이런 거였구나를 알게 된 것 같아요.

청년들의 소비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거지방'. 최선우 학생 제공

◇ 유상원> 그렇군요. 여기에는 그럼 어떤 글들이 올라오나요?

◆ 최선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공유되는 예시들을 제가 소개를 해드리자면요. 먼저 '스타벅스에서 음료 마셨습니다.'라고 올리잖아요. 그러면 다른 사람들이 '음료는 무슨 음료냐, 사치다.'라면서 '1100원짜리 삼다수 사서 마시세요.'라는 답장이 올라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서 '1100원짜리 물이 뭐냐, 편의점 물은 600원이다. 차라리 그걸 사 먹어라.'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고, 또 '왜 물을 사 마시냐, 차라리 회사에 가서 물을 마셔라.' 더 나아가서 또 '내일 그냥 비 오는데 빗물을 떠다 마셔라.'라는 웃픈 조언도 올라옵니다.

거지방에 올라오는 채팅의 예시. 네이버 블로그 뉴퍼마켓 캡처

 이밖에도요. 퍼스널 컬러 요즘 많이 진단하잖아요. 청년들 사이에서. 퍼스널 컬러를 진단받았다는 사람에게는 왜 받았냐고 나무라면서 '그냥 색종이를 얼굴 옆에 대면 알 수 있지 않느냐.'라고 말하기도 하고, 아이패드를 사고 싶은 사람한테는 '사봤자 어차피 유튜브만 볼 건데 왜 사냐.', '필기할 거면 종이랑 펜으로 하라.'고 따끔한 조언을 해주기도 합니다.
 
이렇게 채팅방에는 소비욕을 억누르는 이런 재미있는 채찍질도 올라오지만,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글들도 올라옵니다. 핸드폰 그립톡을 사고 싶은 사람에게는 가이 거치대를 만드는 링크를 보내주거나, 커피 교환권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법, 무료로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받는 방법 등을 공유하는 거죠.

◇ 유상원> 재미도 있긴 합니다만 또 무지출에 도움이 되는 상당히 좋은 글들도 올라오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당연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최선우> 맞아요. 지금 청년 세대는 취업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많이 불안한 세대라고들 하잖아요. 그래서 경제적으로 되게 힘든데 이런 거지방이 조금은 익살스럽게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하나의 방법이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청년들은 온라인상으로 본인이 절약하는 모습을 기록으로도 남기고 이러니까 남들에게 보여주기도 하고 그러면서 뿌듯함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밖에도 거지방을 통해서 청년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자기만 힘든 게 아니라 다 같이 힘들다는 그런 연대의식이나 동병상련의 감정을 얻어가고 또 소비를 줄이기 위한 자극을 받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거지방이 장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도 그래서 이런 절약 트렌드가 앞으로도 계속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 유상원> 선우 학생도 무지출 챌린지 해봤어요?

◆ 최선우> 저도 사실 이 주제를 준비하기 위해서 무지출 챌린지를 경험하고 왔습니다. 우선 택시를 일절 타지 않고 항상 버스와 도보, 그리고 친구 차를 얻어 타고 학교와 집을 오갔습니다. 또 식사는 집에 있는 재료로 밥을 해먹고, 학교에서 식사를 해야 한다면 학식 위주로 그것도 제가 기존에 발급받았던 쿠폰이 있어요. 그런 쿠폰을 위주로 식사를 해결하려고 했고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제가 학교에서 카페 알바를 하거든요. 그래서 알바 중이나 끝나고 매니저님께 혹시 한 잔 마셔도 되겠냐고 허락을 받고 직접 만들어서 마셨습니다.
 
저는 원래도 소비가 많은 편은 아니었어요. 교통비는 알뜰교통카드를 사용해서 교통비를 줄이기도 하고, 또 서울에서 일정이 있으면 할인권이나 자유여행 패스 등으로 기차표를 구입하는 등 항상 절약을 실천하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이런 제로 소비는 또 다른 얘기더라고요. 확실히 혼자서 소비를 줄이려고 하니까 많이 어려웠고요. 그래서 왜 많은 청년들이 이런 거지방 같은 데 들어가서 함께 소비를 줄여 나가는지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유상원> 무엇이든 극단적인 것은 문제를 안기 마련인 것 같아요. 그래서 소비를 줄이는 것은 좋지만 무조건 줄일 수는 없지 않습니까? 조금 더 지혜롭고 현명한 방법으로 소비와 지출을 조정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청년들과 함께하는 최신 정보 수다 청정수 오늘은 청년들의 무지출 챌린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한동대학교 최선우 학생이었어요. 고맙습니다.


◆ 최선우> 네, 감사합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포항CBS 김선영 PD sy0426@hanmail.net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