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같은”...청각 장애 복서의 삶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MK현장]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skyb1842@mkinternet.com) 2023. 6. 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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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케 쇼 감독, 배우 키시이 유키노. 사진|유용석 기자
청각 장애 복서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 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이 올여름 한국 관객과 만난다.

7일 오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미야케 쇼 감독과 배우 키시이 유키노가 참석했다.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프리미어 상영된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청각 장애가 있는 프로 복서가 고통 속에서 자기의 길을 걸어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야케 쇼 감독이 16mm 필름 위로 케이코의 이야기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키시이 유키노는 고강도의 트레이닝과 혹독한 다이어트 등을 통해 프로 복서 케이코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미야케 쇼 감독은 “한국에 와서 기쁘다. 해외 영화제를 찾긴 했지만, 이번 한국 방문 감동적이다. 전작이 개봉했을때 한국에 오고 싶었는데 팬데믹 때문에 오지 못했다. 그런데 영화관이 무사히 열렸고 한국 팬들과 만날 수 있고 스크린에서 영화가 개봉되는 게 기적적인 일인 것 같다”며 내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영화에 대해 “복싱을 다룬 영화지만, 복싱만 다룬 건 아니다. 하루하루 링 위에서 싸우고 또 링 밖에서 하루를 싸워나가는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라며 “프로듀서로부터 일본 최초 농인이면서 최초 프로 복서가 된 여성의 자서전을 영화로 만들 거라는 이야기와 함께 연출을 제안받았다. 실제로 읽어보니까 내가 감독을 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여성이 크고 작은 고난을 극복해가면서 자기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었다”고 연출 이유를 설명했다.

미야케 쇼 감독. 사진|유용석 기자
무성 영화 같이 자막을 넣은 연출에 대해 “기존의 많은 영화에서 볼 수 있듯이 동시에 자막을 달 수 있다. 수어를 모르는 분들도 바로 이해할 수 있고 편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조금 시간을 들여서라도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와 함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영화는 SNS와 달리 천천히 인물들과 시간을 들여서 마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속도를 추구한다기보다 잠시 기다림이라는 미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조금 시간을 들여서 상대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무성 영화처럼 자막이 등장하는 연출을 했다”고 이야기했다.

키시이 유키노도 내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작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을 선보였다. 서울에서 개봉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렇게 여러분과 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케이코를 자신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처음에는 어떻게 이 역할에 임해야 할지 방법을 몰랐다. 서서히 시간이 지나서 감독이 확정되고 프로듀서가 정해지고 저도 복싱 트레이닝을 시작하게 됐다. 그때부터 캐릭터와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됐다. 트레이닝하면서 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그녀의 인격이 제 안에서 형성됐다. 케이코가 몸 안에서 점점 형성되는 걸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케이코에게는 복싱이, 제겐 영화와 같다. 복싱에 열정을 쏟는 케이코처럼 저도 지고 싶지 않았다. 강해지고 싶었고, 제 영화에 대한 사랑을 지고 싶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이 영화에 쏟는 애정, 케이코가 쏟는 애정과 열정을 잘 담고 연기한다면 잘 찍어줄 거라는 신뢰 관계가 형성됐다. 감독님을 믿고 정신과 육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키시이 유키노. 사진|유용석 기자
청각 장애인 복서를 연기한 것에 대해서는 “있어 육체를 만들어가는 게 힘들었다. 저는 증량을 했다. 하면 할수록 트레이닝도 힘들고 매일 해야 했다. 하면 할수록 근육도 붙고 체중이 불어나는 것이 인과관계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이 알기 쉽게 드러나서 다행인데, 반면 마음이 강하고 약한 건 측정할 수 없다. 육체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노력의 대가가 눈에 보여서 그 부분은 다행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말로 하는 대사가 없는데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스포츠 경기를 예로 들어서 설명하자면 스포츠 경기는 말로 설명이 달리지 않는다. 그런데 감동하는 순간을 맛본다. 복싱도 말로 표현하는 장르가 아니다. 말로 하는 대사가 없다고 해서 내가 좌우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역할 연기하면서 인위적으로 하지 말고 거기에 존재하자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은 14일 개봉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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