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에서 동업자로' PGA 투어-리브 골프 전격 합병

사진=PGA 제공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갈등 관계에 있었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리브(LIV) 골프가 손을 맞잡았다.

PGA 투어와 DP월드투어, 리브 골프를 후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7일(한국시각) "골프 종목을 전세계적으로 통합하기 위한 획기적인 협약을 발표한다"면서 "리브 골프를 포함한 PIF의 골프 관련 사업 및 권리와 PGA 투어와 DP월드투어의 사업적 권리를 결합해 새로운 공동 소유 영리 법인으로 이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브 골프는 지난해 6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의 지원을 받아 창설됐으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샘보,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하며 PGA 투어의 위상을 위협했다.

PGA 투어는 대회의 상금규모를 높이며 선수들을 단속하는 한편, 리브 골프로 이탈한 선수들의 대회 출전을 금지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이들의 다툼은 법정공방으로까지 이어졌으며, 리브 골프로 떠난 선수들과 PGA 투어에 잔류한 선수들 간의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합의를 통해 PGA 투어와 리브 골프는 경쟁자에서 동업자가 됐다. PGA 투어와 리브 골프는 진행 중이었던 소송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또한 현재 PGA 투어 대회 출전이 금지돼 있는 리브 골프 소속 선수들은 올 시즌 이후 PGA 투어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번 합의를 통해 가장 큰 이득을 본 것은 PGA 투어에서 리브 골프로 이적한 선수들로 보인다. 이들은 리브 골프로 이적하며 엄청난 돈을 받았고, 내년부터는 PGA 투어에서 예전처럼 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PGA 투어에 남았던 선수들은 상실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리를 지키며 PGA 투어에 남았지만 거액의 이적료를 받았던 리브 골프 선수들과 결국 같은 대회에서 경쟁하게 됐다.

PGA 투어를 향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PGA 투어는 그동안 리브 골프가 PIF의 후원을 받고 있는 점 들어, 리브 골프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윤리적 문제를 가리기 위한 단체라고 공격해 왔다. 하지만 PGA 투어와 리브 골프가 손을 잡게 되면서, 위선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