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매수 13.7조 ‘돌아온 외국인’… ‘코스피 3000’ 힘 싣나

이관범 기자 2023. 6. 7.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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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 규모가 11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5일 현재까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사들인 순매수 규모는 13조7000억 원에 달했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마지막으로 15조 원을 넘어섰던 2012년(17조5000억 원)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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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바닥론·금리 정점론에
강달러 퇴조론까지 ‘삼끌이’
순매수 11년만에 최고치 가능성
코스피 사흘 연속 2600선 지켜

올해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 규모가 11년 만의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최근 예상보다 가파른 속도로 뛰어오르자 연내 3000까지 갈 수 있다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도체업종의 실적 바닥론과 기준금리 정점론, 강달러 기조 퇴조론 등이 ‘삼끌이’로 외국인의 순매수세를 견인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5일 현재까지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사들인 순매수 규모는 13조7000억 원에 달했다. 연간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0조 원을 넘어선 것은 미·중 무역전쟁 불똥이 튀기 직전인 2016년(11조3000억 원) 이래로 처음이다. 2017년 6조6000억 원을 기록한 뒤 2018년 -5조7000억 원, 2019년 1조 원, 2020년 -24조6000억 원, 2021년 -25조6000억 원, 2022년 -6조8000억 원으로 저조한 수준을 면치 못했다.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마지막으로 15조 원을 넘어섰던 2012년(17조5000억 원)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2012년은 한국은행이 2021년 8월부터 올 1월까지 기준금리를 3.50%까지 끌어올리면서 정점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이 커진 현재 상황과 유사하다. 한은은 2011년 6월 3.25%까지 올렸다가 2012년 7월부터 인하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반도체 실적이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것도 그때와 닮은꼴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에는 일본 최대 D램 업체인 엘피다가 파산하면서 치킨게임이 끝나고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의 ‘1강 2중 체제’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주가 및 환율의 차익을 극대화하려는 외국인의 발길을 이끄는 요소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1원 내린 1299.0원에 개장한 뒤 129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1300원 선 아래로 내려선 것은 지난 4월 14일 이후 처음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3∼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강달러 기조가 약화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가 2600선으로 올라서면서 증권가는 예상 등락 범위(밴드) 상단을 속속 올리고 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장중 2629.92를 기록, 연고점을 다시 경신하는 등 사흘 연속 2600선을 지키고 있다. 삼성증권은 애초 올해 하반기 코스피 변동 폭을 2200∼2600으로 제시했다가 지난 5일 2350∼2750으로 정정했다. DB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 상단을 3000으로 제시한 상황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수출의 뚜렷한 반등이나 미 Fed의 긴축정책 종료 신호 등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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