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제동 3개월 만···틸론, 몸값 낮춰 7월 상장 추진 [시그널]
미래 매출 내리고 공모가 할인율 높여
20~21일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클라우드 가상화 메타버스 오피스 전문 기업 틸론이 기업공개(IPO)추진을 재개했다. 금융 당국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로 상장 일정을 연기한 지 3개월 만이다. 틸론은 미래 매출 추정치와 공모가 할인율을 조정해 낮춘 몸값으로 투자자들을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관련기사: 틸론 ‘상장 연기’의 전말···메타버스 매출 추정이 발목 잡았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틸론은 2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위한 절차에 다시 돌입했다. 오는 20~2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26~27일 일반 청약을 거쳐 7월 초 상장할 예정이다. 2015년 코넥스 시장 입성 후 8년 만의 이전 상장 도전으로 상장 주관사는 키움증권(039490)이다.
앞서 3월 3일 틸론은 수요예측을 나흘 앞두고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며 IPO 절차를 중단했다. 금감원은 틸론이 제시한 미래 실적이 과다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금감원 관계자는 “메타버스 부분 매출 추정을 포함해 일부 항목들에 대해 정정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결국 틸론은 정정 신고서에서 미래 추정 매출을 약 15~20% 줄였다. 틸론은 최초 신고서에서 2023년, 2024년 매출을 325억 원, 465억 원으로 계산했으나 정정 신고서에서는 각각 273억 원, 394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추정 당기순이익 역시 2023년은 96억 원에서 88억 원으로, 2024년은 185억 원에서 169억 원으로 줄었다.
특히 금감원이 지적한 메타버스 부분 매출 추정치를 상당폭 축소했다. 메타버스 부분 예상 매출은 2023년 140억 원에서 85억 원으로, 2024년 176억 원에서 140억 원으로 내렸다. 틸론은 정정 신고서에서 회사가 수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들과 관련해 발주처, 예상 매출액, 과제 수행 내역, 사업일정 등 항목을 나눠 세부 설명을 기재해 매출 실현의 가능성과 구체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 가치 산출 시 비교군으로 삼는 유사 기업 그룹(피어그룹·Peer)에도 일부 변동이 있었다. 엠로(058970), 아이퀘스트(262840), 위세아이텍(065370), 플래티어(367000), 비즈니스온(138580) 등 5개사로 구성된 기존 피어그룹은 웹케시(053580), 아이퀘스트, 플래티어, 비즈니스온 등 4개사로 바뀌었다. 엠로는 최근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이유로 제외했고, 위세아이텍은 주가수익비율(PER)이 45.2배로 과다하게 높다는 이유로 뺐다. 웹케시는 재무적 유사성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해야 한다’는 요건이 삭제되면서 새로 포함했다.
피어그룹 교체로 평균 PER은 기존 23.1배에서 25.4배로 높아졌다. 이들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변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 반영한 4개 분기 누적 순이익이 줄어들며 PER 계산시 분모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아이퀘스트와 플래티어의 PER은 16.5배, 19.6배에서 각각 30.39배, 35.25배로 뛰어 평균값 상승을 견인했다. 추정 매출을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틸론의 주당 평가가액이 3만 8982원에서 4만 921원으로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에 틸론은 공모가 할인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틸론은 주당 평가가액 대비 공모가 할인율 범위를 기존 23~35.9%에서 31.58~43.79%로 올렸다. 공모가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 5000~3만 원에서 2만 3000~2만 8000원으로 줄어들었다. 총 공모주식수가 60만 주로 기존과 동일해 공모 규모는 공모가 하단 기준 150억 원에서 138억 원으로, 예상 시가총액 역시 1495억 원에서 1421억 원으로 줄었다.
한편 시장의 반응이 호의적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틸론이 추정 매출치를 대폭 줄이긴 했지만 정작 공모규모는 7~8% 줄어드는 수준에 그친 때문이다. 상장 당일 유통 가능 주식 비중이 전체 물량 대비 56.99%에 달한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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