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정복의 꿈' 타고 3만원→11만원..300% 급등한 의료AI株 열풍
전세계 주식시장에서 AI(인공지능) 열풍이 뜨거운 가운데 한국증시에서는 의료AI주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AI 영상 진단으로 암을 정복한다는 꿈을 타고 200~3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이 속출하고 있다.
7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루닛은 전일대비 7800원(7.83%) 오른 10만6100원에 거래 중이다.
장중 11만700원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날 신고가 기준 지난 6개월 주가 수익률이 307.0%로 단기간에 4배 넘게 올랐다.
그밖에 딥노이드가 10.87% 동반 급등 중이며 뷰노도 1.10% 오름세다. 주가 급등으로 투자주의 종목에 지정된 제이엘케이는 2.18% 하락 중이다. 뷰노는 6개월 만에 234.8% 급등했고 딥노이드와 제이엘케이도 최근 6개월 주가 상승률이 각각 82.7, 228.6%에 달한다.
의료 AI 관련주는 모두 코스닥 상장업체로 시가총액이 작은 스몰캡(소형주) 종목이다. 이 가운데 루닛이 올 들어 시가총액 1조원대를 돌파하며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올 들어 루닛을 각각 712억원, 361억원 순매수하며 이날 시가총액 1.3조원을 넘어섰다.
루닛은 2013년 설립된 글로벌 1세대 인공기능 기업으로 암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인공지능 솔루션을 개발한다.
주요 제품 및 서비스로는 암 진단 영상 판독 솔루션인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 바이오마커 분석 솔루션인 루닛 스코프가 있다. 루닛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한 영상진단 솔루션으로 흉부 엑스레이나 유방촬영술 등 판독을 보조하는데 활용된다.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병변을 파악할 수 있어 암 진단의 보조 기술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GE, 필립스 등)들과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루닛 스코프는 항암제에 대한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해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인다. 면역항암제 처방 대상자 선별의 정확도를 높이고 면역항암제 개발 과정에서 임상 성공률을 높이는데 활용된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루닛에 대한 일회성 애널리스트 리포트는 종종 나왔지만 제대로된 분석(커버리지) 보고서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5월 처음으로 DS투자증권이 정식 보고서를 제출했다. 투자의견 '매수'에 목표주가는 13만7000원으로, 보고서 제출 당시 주가(6만8700원)보다 99.4%의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약개발 회사는 일반적으로 신약이 출시된 후 발생할 매출을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산정한다"며 "루닛 역시 루닛 스코프가 FDA(미국 식품의약국) 허가를 받아 출시될 경우를 가정해 기업가치를 산정할 필요가 있다"며 목표가를 13만7000원으로 제시했다.
루닛과 뷰노의 급성장하는 매출은 주가를 지지하고 있다. 루닛은 2021년 매출이 70억원에 불과했으나 2022년 140억원으로 늘었고 올해추정치는 330억원이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매출 급성장세는 2025년까지 지속돼 2024년 560억원, 2025년 840억원의 매출 달성이 예상된다.
반면 영업이익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루닛은 지난해 51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025년 이후에나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2014년 설립, 루닛의 라이벌로 루닛과 함께 국내 AI 의료 시장을 개척한 뷰노도 빠른 매출 성장이 돋보이고 있다. 2020년 13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2021년 22억원, 2022년 8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뷰노는 국내 의료 IT 분야에 딥러닝을 도입해 병의 진단과 예후(예측) 분야에서 사업을 펴고 있다.
특히 입원환자의 생체 활력 징후 데이터를 활용해 24시간 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시하는 'VUNO MedDeepCARS'(뷰노 메드 딥카스)는 지난해 5월 국내 AI 의료기기 중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을 확정받았다. AI 의료기기가가 신의료기술평가 유예 대상으로 확정돼 선진입 의료기술로 결정된 케이스는 딥카스가 최초이며, 최대 3년간 비급여로 매출 발생이 가능하게 됐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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