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려고 약 먹었더니 이런 효과까지?"…오젬픽, 중독성 행동 억제

김수연 기자 2023. 6. 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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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오젬픽'이 흡연이나 음주 등 중독성 행동을 고치는데 도움이 된 사례가 보고됐다.

5일 미국 CNN은 체중감량을 위해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성분 세마글루타이드)으로 치료받기 시작한 체리 퍼거슨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약물을 투약하기 시작한 이후 7주 동안 그간 사용했던 전자담배를 찾지 않았다며 오젬픽이 중독성이 있는 행동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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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비만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오젬픽'이 흡연이나 음주 등 중독성 행동을 고치는데 도움이 된 사례가 보고됐다.

5일 미국 CNN은 체중감량을 위해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성분 세마글루타이드)으로 치료받기 시작한 체리 퍼거슨의 사례를 보도했다. 

그는 약물을 투약하기 시작한 이후 7주 동안 그간 사용했던 전자담배를 찾지 않았다며 오젬픽이 중독성이 있는 행동을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십년간 흡연을 해왔던 퍼거슨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약 50파운드(약 22.7킬로그램) 늘어나면서 오젬픽 처방을 받기 시작했다.

그러자 흡연과 음주의 빈도가 줄었다. 오젬픽을 복용하기 전에는 축구 경기를 관람하며 맥주 여러 잔을 마셨지만 현재는 한 잔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퍼거슨은 CNN에 "이런 기분을 느낄 줄 알았다면, 1년 전 체중 증가로 어려움을 느꼈을 때 바로 치료를 시작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의사들은 이런 현상이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과 당뇨와 비만 모두에 승인받은 '위고비'의 성분이다. 두 치료제 모두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계열 약물로 살이 빠지는 효과가 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늘리고 글루카곤 분비를 줄여 혈당을 떨어뜨린다. 동시에 간에서 당 분비를 감소시키고 위에서 음식물 통과를 지연하도록 뇌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제나 쇼 트로니에리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체중·섭식장애 센터 정신과 교수는 "많은 임상시험 참가자가 이런 변화를 겪으며 이 약물 때문인지 묻는다. 피험자들은 '술에 관심이 없다. 술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어 "세마글루타이드가 (이런 행동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아직 없지만, 영향을 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로렌조 레지오 미국 국립보건원(NIH) 연구원은 지난 5월, 설치류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세마글루타이드가 생쥐의 음주를 줄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GLP-1 유사체인 세마글루타이드가 뇌에도 영향을 줘 중독성 행동 조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오젬픽 투여자들에서 이 약물이 손톱을 깨물거나 온라인 쇼핑 같은 중독성 행동을 멈추는데 도움이 됐다는 보고도 있었다.

세마글루타이드가 미국 내 사회문제 중 하나인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중독에도 영향을 주는지 연구 중인 레지오 박사는 "연구 논문이 나오기도 전에 이 정도의 사례가 나타나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임상시험 데이터가 없다"며 "효과가 있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제약사는 해당 연구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위고비, 오젬픽과 유사한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성분 티제파티드)를 개발한 미국 일라이릴리 또한 "현재 해당 약물을 대상으로 중독에 관한 연구는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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