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뇌종양’ 환자…종양 위치와 크기 따라 증상 다양

정진수 2023. 6. 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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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과 구토 동반한 두통, 언어장애, 보행장애 등

머리뼈 안에 종양이 생기는 ‘뇌종양’은 지난 5년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양성 뇌종양 환자 수는 2017년 3만7815명에서 2021년 5만1842명으로, 악성 뇌종양은 1만1186명에서 1만1945명으로 각각 37%, 7% 증가했다.

6월 8일 ‘세계 뇌종양의 날’을 맞아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정상준 교수의 도움을 받아 뇌종양에 대해 알아본다.
◆머리뼈 안에서 생긴 종양… 원인은 명확하지 않아

뇌종양은 일반적으로 머리뼈 안에 생긴 종양 모두를 말한다. 종양이 뇌에서 처음 생긴 경우를 원발성 뇌종양, 다른 곳에서 뇌로 전이된 경우를 전이성 뇌종양이라고 한다. 원발성 뇌종양은 수막종, 신경교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순으로 제일 많으며, 전이성 뇌종양은 폐암에 의한 것이 가장 흔하다.

뇌종양도 다른 종양과 마찬가지로 양성과 악성으로 나눌 수 있다. 뇌를 둘러싸고 있는 수막에 생긴 수막종, 뇌하수체선종, 신경초종 등의 경우는 대부분 양성이지만, 신경교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교모세포종은 악성으로 분류된다. 양성 뇌종양은 대부분 천천히 자라기 때문에 수술하지 않고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크기가 커지거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완전히 절제되는 경우에는 완치가 가능하다.

악성 뇌종양은 뇌암이라고도 하며, 성장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투 능력이 강하다. 정상 뇌 조직과의 경계가 불분명하여 치료가 어려운 편이지만, 종류에 따라 수술적 치료 외에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등을 병행한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유전적인 요소가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가족력 등으로 인한 뇌종양은 5% 미만으로 매우 드물다. 인종에 따라 호발하는 뇌종양의 종류에도 차이가 있다. 

환경적인 요소로는 과거 방사선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부 종양에서는 외상이나 바이러스 감염력 등과의 연관성이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자기장에 대한 노출이 뇌종양을 일으킨다는 뚜렷한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

◆발생 위치, 크기 등에 따라 다양한 증상

뇌종양은 발생 위치나 크기, 종류 등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운동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을 침범하는 경우에는 종양이 성장함에 따라 점차 한쪽 팔다리에 마비가 진행되는 편마비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언어 기능을 담당하는 중추에서 종양이 발생하면 실어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 종양이 점점 커지면서 뇌피질을 자극해 뇌전증이 발생할 수 있고, 뇌신경을 압박하여 시력과 시야 장애를 일으키거나 안면마비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소뇌에 종양이 발생하는 경우 어지럼증이나 균형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종양 주변으로 부종이 심하거나 종양으로 인해 뇌척수액의 흐름이 방해를 받아 수두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뇌압이 상승하여 오심과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뇌압 상승의 증상은 일종의 위험 신호이므로 빠른 진료와 처치가 필요하다.

뇌종양 치료 방법에는 외과적 수술, 방사선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가 있다. 개두술을 통한 외과적 수술은 뇌종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 방법이다. 위험 부위에 종양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종양을 모두 제거할 수 없어 조직검사만을 시행하거나 종양의 일부만을 제거하게 된다.

최근 의료기술이 발전하여 종양의 위치와 성격에 따라 다양한 수술 방법을 시도할 수 있게 됐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수술 전 촬영한 MRI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 중에 실시간으로 뇌종양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형광유도수술 기법은 환자에게 뇌종양에만 반응하는 형광물질을 투여한 뒤, 특수 필터를 통해 뇌종양을 직접 확인하면서 절제하는 방법이다. 이외에 수술 중 신경생리감시기법은 수술 중에 주요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의 위치를 확인해 신경 손상을 예방하는 기법으로 수술로 인한 합병증을 최소화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뇌의 가장 밑 부분인 뇌 기저부에 발생하는 뇌종양은 코나 눈 옆으로 내시경을 넣어 제거하는 내시경 수술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감마나이프 수술이나 사이버나이프 수술과 같은 방사선 수술로 외과적인 절제를 시행하지 않고도 뇌종양을 선택적으로 치료 혹은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방사선을 2~6주가량 종양과 주변 범위에 조사하여 종양을 치료하고 성장을 억제한다. 방사선 수술은 전이성 뇌종양에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인다. 방사선 수술은 절개가 필요하지 않은 ‘무혈’ 수술법이고 1~3회 내에 치료를 마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다만, 종양의 크기가 큰 경우 방사선 수술로 치료하기 어렵다. 종양의 직접적인 압박으로 인한 증상 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외과적 절제를 고려한다. 

항암 치료는 일부 뇌종양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종자세포종이나 림프종 등의 경우는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하기 때문에 개두술을 시행하지 않고 진단을 위한 조직검사 정도만 진행한 뒤 항암 치료를 시행한다.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들
 
- 자고 일어난 아침에 생긴 심한 두통
 
- 오심과 구토를 동반한 두통
 
- 시야 장애, 시력 저하 등의 시력 장애
 
-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 장애
 
- 걸음을 걷기가 어려운 보행 장애
 
- 현기증을 동반하거나 그렇지 않은 청력 손실
 
- 성인에게 처음으로 나타난 발작
 
- 사고 능력이나 학습 능력의 저하
 
- 무월경, 성기능 저하
 
<자료 : 서울아산병원>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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