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자 딸 모녀, 교사·학생으로 한 학교에

전남 모 사립고 '상피제' 위반…도교육청, 알고도 묵인

(무안=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전남지역 한 사립 고등학교에서 설립자 딸인 교사가 '상피제'를 어기고 자기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고 있다.

7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전남 영광 모 고교 설립자 딸이자 해당 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교무부장 A씨의 자녀가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는 교육당국이 시행하는 '상피제'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상피제는 교사가 자녀와 같은 학교에 근무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로, 2018년 발생한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을 계기로 도입됐다.

도교육청은 중등 인사관리기준 등에 따라 부모가 근무 중인 공립학교에 자녀가 배치되는 경우 다음 연도 정기인사 때 관련 교사를 전보하도록 하고 있다.

사립학교 역시 공립에 준해 교사를 법인이 운영하는 다른 학교로 전보하거나, 학생을 전학시키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영광지역 해당 고교는 이를 지키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이 같은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묵인했다.

상피제 도입 후 매년 3월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경우이를 보고하도록 했다.

해당 학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피제에 위배되는 학생 수를 보고했지만, 도교육청은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 3월 교무부장 A씨의 동생인 이 학교 교장 C씨의 자녀가 입학하면서 관련 민원이 제기되자 자녀의 전학을 권고했고 해당 학생은 타 학교로 전학했다.

도교육청은 그러나 교무부장 A씨의 자녀에 대해서는 '보직과 담당과목이 학생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문제 삼지 않았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의 경우 성적과 무관한 보직인 데다 담당 과목이 자녀가 선택하지 않은 일본어여서 학사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계도만 했다"며 "학교 현장을 방문해 학생 성적 등 구체적 현황을 파악한 뒤 학교 측에 적절한 조치를 권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j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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