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사람을 개 패듯이 패더라…하청노조 노동 삼권은 어디에?”

윤주성 2023. 6. 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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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양 고공농성 배경은 포스코 하청 노동 삼권 보호...4백 일 투쟁에도 2018년 기준 임금 받아"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 평화적 협상 촉구하려 고공농성...경찰, 경고 없이 폭력 진압"
"넘어진 사람을 체포하면 되는 데 개 패듯이 패더라...정글도는 수초 제거용, 사람에게 휘두르지 않아"
"노사정 합의에도 안 지키면 그만...포스코 하청 노동자가 노동 삼권 보호받도록 제도적 개선 필요"
[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박옥경 광양기계금속운수산업노조 위원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임재길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yN4m4Y_bl9Q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경찰이 고공농성을 벌이던 한국노총 간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해당 간부가 머리를 다치는 일이 있었지요. 노동계에서는 과잉 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요. 급기야 한국노총까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탈퇴하는 방안을 내일 논의한다고 하는데요. 박옥경 광양기계금속운수산업 노조위원장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옥경 광양지역 기계, 금속, 운수산업 노조위원장 (이하 박옥경):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먼저 한국노총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광양까지 내려와서 고공농성을 하게 된 배경 궁금하네요?

◆ 박옥경: 이야기하자면 2017년부터 시작된 투쟁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옛날 하청사 중에 성암산업이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성암산업을 분사시킨다는 포스코 방침을 저희는 받아들일 수 없어서 광양 시청 앞에서 6개월 천막농성과 집회를 했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분사를 강행했지요. 저희는 받아들이지 못하고 국회 앞에서 20일간 투쟁을 했습니다. 단식농성도 하고 노숙 투쟁도 하고 해서 사회적 합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그다음에 포스코 임원, 금속노련 위원장이 3자 간 합의를 하고 포운으로 내려왔습니다. 포운으로 내려와 보니 사회적 합의한 협약서가 임금 협약서인 줄 알았는데 포운에서는 사회적 합의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이야기하고요. 그런 시점에서 2021년도 임금 협상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연차 문제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 저희가 긴 투쟁을 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 과정을 겪으면서 제가 김만재 위원장님, 김준영 사무처장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됩니다. 본조에서는 400일이 넘는 농성장을 가만 놔둘 수 없어서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두 분께서 내려와서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 윤주성: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포스코 하청 노조 가운데 일부 회사에서 분사 시도가 있었고 그것에 대해 반발하는 농성을 이어가니까 주식회사 포운이라는 하청회사로 다시 분사가 된 것이군요?

◆ 박옥경: 네 그렇습니다. 분사를 반대하는 이유는 포스코 내 사내 하청들이 대부분 다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도 있고 없는 회사도 있는데 분사와 합병을 통해서 우리의 고용 불안이 계속 야기되고요. 대부분 노동단체가 있는 회사들은 모든 복지나 이런 부분을 단협에 많이 적시해 놓습니다. 특히 임금 같은 것도. 그런데 회사가 없어지면서 노동조합도 없어지면서 그런 임금 복지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분사를 극구 반대했던 것입니다.

◇ 윤주성: 그러면 현재 포운노조의 노조원들은 몇 명이나 되고 또 그들의 임금 복지 여건은 단체 협약에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은 것인가요?

◆ 박옥경: 일단 현재 직원 수는 한 220명가량 되고요. 조합원은 115명가량 됩니다. 우리는 단협을 맺었는데요. 임금 협약서라고 있는데 그것을 맺지 못하고 지금까지 2019년부터 임금 협상을 맺지 못해서 2018년 임금을 지금 받고 있습니다.

◇ 윤주성: 임금 협상에 전혀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이군요?

◆ 박옥경: 나서기는 나섭니다. 협상이 70차까지 됐으니까 그러나 70차까지 오는 과정에 단 한 줄의 합의 사항은 없었습니다.

◇ 윤주성: 어쨌든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은 포운 노조원들의 임금 협상이라든지 노동 삼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하기 위해서 내려왔고, 그래서 고공 농성을 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진압을 한 것이군요?

◆ 박옥경: 김만재 위원장님과 김준영 처장님께서 서울에 있을 때 저희와 동고동락했고 김만재 위원장님도 15일 동안 단식농성을 하신 분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십니다.

◇ 윤주성: 그렇다면 고공농성을 하던 김준영 사무처장을 굳이 강제로 진압할 이유까지는 없을 것 같은데요.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 박옥경: 제가 2013년부터 위원장이 되고 많은 집회를 했지만 경찰들과 트러블이 거의 없었던 이유는 경찰들이 대부분 조합원들이 흥분하게 되면 약간 진정을 시키고 잠깐 따로 데려가서 물 좀 먹이고 진정하시라 이렇게 하고 대부분 다 그런 식이었고 일단 저런 과정을 모든 걸 지원하더라도 예고를 하고 경고를 여러 번 합니다. 그런데 김만재 위원장 체포 과정을 보면 폴리스 라인이 이미 처져 있고 경찰관들을 밑에다가 40~50명 배치해서 방패를 두고 빽빽하게 진입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저희는 라인 바깥에서 저하고 대화를 하는 와중에 경찰관분들이 세 분이 저를 잡고, 저를 잡은 이유도 아직 모르겠지만 둘이 만나고 있는데 저를 제지하고, 저는 제지 상황이라서 몰랐는데요. 영상을 보니까 김만재 위원장님을 제압하고 수갑을 채우는 과정을 제가 봤습니다. 지금까지 많이 달랐습니다. 경찰들이 체포 과정이나 집회 과정을 법질서를 지키기 위한 계도하는 과정이 완전히 달랐다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김만재 위원장 체포하는 과정은 강제 진압, 하루 전날 상황인 것 같고요. 김준영 사무처장을 강제로 진압할 때 상황은 어땠습니까?

◆ 박옥경: 새벽 5시부터 이야기를 들어서 저희는 천막에서 자고 있었는데요. 나와 보니 그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이 들어와서 바깥에 치고 있는 상황이었고요. 더 크게 원을 그리면서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해서 병력들이 4줄, 5줄로 촘촘하게 되어 있고 저희가 10명이 있었는데 방패로 밀어붙여서 한쪽으로 몰고 그다음에 스카이차 두 대가 들어오는 상황이었고요. 스카이차는 3명의 완전 무장한 경찰관이 탑승해서 올라가서, 경고 방송도 없었습니다. 경고 방송이나 법질서의 위반 사항을 경고하거나 전혀 그런 것이 없었고 바로 올라가서 타격하는 방향이었습니다.

사진 출처: 연합뉴스


그래서 넘어진 사람에 대해서는 체포만 하면 될 텐데 넘어진 사람을 또 구타를 하고 완전히 사람을 개 패듯이 패더라. 밑에서 소리를 지르고 했지만 경찰들은 너무 냉정했습니다. 그래서 공권력의 무서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 윤주성: 당시 영상을 보면 김준영 사무처장도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그런 모습이 있어요. 그리고 경찰에서는 29cm나 하는 정글도까지 있었다 이렇게 본인들의 진압이 정당했다 이렇게 반박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세요?

◆ 박옥경: 사실 모든 일이 일어나면 공권력이, 언론이 훨씬 더 국민의 귀를 자극하기 때문에 저희 노동조합은 처음부터 모든 영상을 채증하는 것으로 해서 방어를 하지 말고 채증하는 위주로 갔습니다. 왜냐하면 결국은 사건이 일어나면 사건의 본질이 많이 흐려지기 때문에 저희는 무조건 채증을 했는데요. 그 영상에 보면 정글도는 1층에서 망루 지붕에 올라가기 전 칼을 가지고, 정글도가 아니고 낚시할 때 쓰는 수초 제거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준영 처장님께서 낚시를 좋아하기 때문에, 수초 제거용인데요. 밑에 하단에 있을 때 수많은 현수막을 자릅니다. 커터칼로 자르기에는 노끈이 두꺼워서 잘리지 않습니다. 그것을 자르고 올라가서, 사실 올라오기 전에 좀 휘두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바닥에 내려놓는 장면이 있습니다.

◇ 윤주성: 사람한테 휘두른 건 아니라는 것이지요?

◆ 박옥경: 네. 경찰관들이 6명씩이나 올라가고 있고 제가 현장에서 봤을 때는 휘둘러서 경찰관이 다쳤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분들이 긴 곤봉을 휘두르다가 자기들 방패에 손을 다치지 않나. 6명이 때리는데 왼쪽을 보면 오른쪽에서 때릴 것이고 오른쪽을 보면 왼쪽에서 사람을 때리고 있는데 어떻게 타격할 수 있겠습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을 보면 얼마만큼 포악한지 알 수 있습니다.

◇ 윤주성: 경찰에서는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압을 했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데요. 이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옥경: 그것은 당연한 공권력 행사라고 이야기하고 싶겠지만 영상에 담겼기 때문에 내가 주장을 한다고 해서 우리 국민들이 내 이야기를 들을 것도 아니고 영상을 보면 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지금 많은 언론에서 이것을 폭력했느냐, 타협했느냐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은데요.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희가 천막농성 400일을 한 배경은 결국은 사회적 합의안, 사회적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누군가 감시하는 기구도 없었고 피드백 할 수 있는 그런 기관도 없었다는 것이고요. 또 하나 하청사들이 400일 동안 아니면 2년 넘는 동안에 많은 노동 삼권을 주장하고 투쟁했지만 하청사들은 노동 삼권, 파업권이 없습니다. 원청사 포스코가 하청사들에 대한 일하는 것을 복수 계약을 합니다. 그래서 타 업체 노동자가 와서 파업하게 되면 일을 하기 때문에 포운의 파업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희가 파업하든 말든. 그래서 400일 동안 어떤 유관기관 단체, 총리도 왔다 갔는데요. 아무런 관심이 없고 지나갔었고요. 저희가 말라 죽을 때까지, 오늘 그런 계기가 없었다는 하면 말라 죽을 때까지 저희는 아무런 의미 없이 천막농성하고 방송 틀고 이런 상황이 계속 될거라고 보고요. 근본적인 원인은 하청사 노동자들이 노동 삼권을 보호받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사실 저희가 우리 협상을 하면서 파업권에 대해서 노동 삼권, 대체 근로가 위반이라고 하는 그것을 확실하게 받았다면 우리 경영자께서 70일차 될 때까지 저렇게 무응답 식으로 벽보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드러누워서 협상을 하라는 그런 막말을 하거나 그렇게 하면서 협상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청사들이 이번 기회에 노동 삼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그런 법적인, 반드시 이런 절차가 통과되기를 기원합니다.

◇ 윤주성: 지금 현재 김준영 사무처장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 박옥경: 머리를 세 바늘 꿰맸고요. 다리 오른쪽 관절 인대가 파열돼서 부목을 댄 상황에서 병원 통원 치료를 하고 계시고요. 저희는 입원 치료를 했으면 좋겠는데 안타깝고요.

사진 출처: 한국노총


하나의 인간이고 사람으로서 죄를 졌다 하더라도 치료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돼야 하는데 아직도 저희가 노동계 이런 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고 그런 것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 윤주성: 금속노련 김준영 사무처장이 최저임금 위원회 근로자 위원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평소 대화를 중시하는 성향이라고 제가 알고 있는데요. 이런 분도 강경하게 경찰 진압에 맞설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이 그렇습니까?

◆ 박옥경: 저희가 400일 동안 천막농성만 한 것이 아니고요. 제가 매주 월요일에 포스코센터에서 1인 집회를 했었습니다. 그때마다 김만재 위원장님과 김준영 처장님 찾아가서 뵀거든요. 그때마다 김만재 위원장님과 김준영 처장님께서는 제가 10분 남짓 이야기하는데 그때마다 이런 저희 마음을 이해는 했겠지요. 하지만 제가 따로 내려오면 또다시 일상적인 생활을 하기 때문에 사실 천막농성에 있는 조합원들의 마음이나 우리가 당하는 고통 2년 동안 이렇게 힘들게 했던 것에 대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일주일 동안 천막농성을 같이 하면서 이것은 협상 과정이나 포운의 경영진이 하는 행위에 대해서 "상당히 이것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고요. 아마 노동 삼권에 대해서 이것을 하청사들이 보호 받지 못한다면 이런 포운의 문제, 천막농성의 문제는 계속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노동자들은 알려지지 않으면 이것을 이슈화 시켜서 해결하려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생각하거든요.

사진 출처: 연합뉴스


만약 김준영 처장님께서 고공 농성장에 만약 들어오지 않았다고 하면 저희 투쟁 1,000일이 넘었을 수도 있다는 그런 생각도 하고요. 본조에서는 사실 평화적으로 협상을 하고자 두 분이 내려오셨다고 포스코 임원들에게 알렸고 만나고 했었는데요. 그런 것이 사실 막상 협상을 해보니 "이것은 아니구나"라는 것을 알지 않았는가 참 그런 것이 안타깝고요. 김만재 위원장님과 김준영 처장님께서 저런 고통을 당하시고, 저렇게 불미스러운 일을 겪은 것에 대해서는 정말 죄송스럽고. 또 한국노총 조합원에게 이렇게 큰 충격적인 것을 보여드려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또 국민들에게 노동계가 조금 더 건전한 투쟁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인데 할 수 없이 노동 삼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런 것에 대해서 저희가 이런 모습 보여주게 돼서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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