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건강식품으로 둔갑시켜 밀수입…경찰, 태국인 82명 검거

건강식품으로 둔갑해 태국에서 밀수입된 마약.|인천경찰청 제공

태국에서 마약을 몰래 들여와 유통시키거나, 투약한 태국인 8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태국인 마약밀수 총책 A씨(45)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또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B씨(35) 등 48명을 구속하고, 투약자 등 3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3억2000만원 상당의 마약류와 현금 1865만원을 압수했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태국에서 1억원 상당의 마약을 밀수입해 충남 서산과 경기 화성, 전북 정읍 등에서 농·축산업이나 일용직으로 일하는 태국인 노동자들에게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태국에 거점을 둔 밀수출 총책 A씨는 B씨 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락하면서 마약을 캡슐형 건강기능식품으로 둔갑 시켜 인천공항을 통해 국제우편으로 배송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B씨 등은 특히 위조된 외국인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신분을 위장했고, 국제우편을 다른 태국인의 주거지로 배송받아 보관하게 하는 등 치밀하게 마약을 밀수입했다.

경찰에 붙잡힌 태국인 투약자 대부분은 불법체류자이며, 함께 모여서 마약을 투약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태국인 마약사범 적발은 국정원·인터폴과 공조해 국제우편 발송지를 추적해 태국 거점 총책인 A씨도 함께 붙잡았다”며 “앞으로도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마약 사범에 대한 단속을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